무슬림들도 9.11 현장 모스크 건립 중단 촉구

정대홍 기자  dhjung@chtoday.co.kr   |  

▲뉴욕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서 최근 열린 모스크 건립 반대 시위. ⓒSIOA(Stop Islamization of America)

▲뉴욕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서 최근 열린 모스크 건립 반대 시위. ⓒSIOA(Stop Islamization of America)

자유주의 성향의 캐나다 이슬람 단체 MCC(Muslim Canadian Congress)가 9.11 테러 현장인 미국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 모스크가 건립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이 안을 추진 중인 현지 이슬람 교계에 계획의 철회를 촉구했다.

토론토에 본부를 두고 있는 MCC는 이슬람 세계 내 정교분리와 민주주의 정신의 확산을 위해 세워진 단체로, 9.11 테러로 인해 드러난 이슬람 극단주의의 폐해에 대한 각성이 단체 창설의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MCC 창설자들인 타렉 파타와 라힐 라자는 뉴욕 이맘인 페이잘 압둘 라우프가 이끄는 콜도바협의체(Cordoba Initiative)에 모스크 건립안의 진행을 중단하도록 촉구하며, 9.11 테러 현장에 모스크를 짓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피트나(fitna·특정 국가나 사회를 이슬람화하기 위한 갈등 유발과 혼란 상황을 통칭)’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캐나다 언론에 낸 성명을 통해, “뉴욕에만 30여 개의 모스크가 이미 들어서 있고 현재로서는 그 지역 예배 인원을 수용할 공간을 확장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극심한 반대 여론에 부딪히면서까지 모스크를 건립하려는 의도가 알려진 대로 진정 ‘종교 간 화해를 위한 것’인지 물었다.

이어 “종교 간 화해를 원한다면 이 곳에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관을 지을 수도 있다. 이야말로 폭력적 종교 극단주의에 반대하고 종교 간 평화를 원한다는 진정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한 지역 언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모스크 건립안에 찬성하는 뉴욕 시민은 34%에 불과한 반면, 반대하는 시민은 53%에 달한다. 시의회의 과반수 찬성에 의해 모스크 건립안이 통과된 이래, 뉴욕시 유적보존위원회가 모스크가 세워질 파크 플레이스 45-47 건물의 보존 가치를 인정함으로써 모스크 건립안이 취소되기를 기대해 온 반대 시민들은 최근 보존위가 만장일치로 모스크 건립을 허가한 데 대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대 운동에 참여해 온 시민들 가운데는 9.11 희생자 유가족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모든 걸 떠나 이슬람 극단주의에 의해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이 곳에 모스크를 세운다는 것은 도의를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한편, 뉴욕시 당국의 허가가 떨어진 상황 속에서도 건립안을 저지하기 위한 캠페인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모스크 반대 운동에 SIOA(Stop Islamization of America), 자유수호협의회(Freedom Defense Initiative), 뉴욕스태튼섬보수유권자모임SITP(Staten Island Tea Party), 샬롬인터내셔널(Shalom International), 이스라엘을위한연합(Unity Coalition for Israel), 9.11유가족모임(911 Families), 페이스프리덤인터내셔널(Faith Freedom International) 등의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존 매케인, 새라 페일린 의원 등 정치 지도자들도 모스크 건립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가운데 모스크 건립을 비판하는 뉴욕 시내버스 광고까지 등장할 예정으로 알려져 반대 여론이 고조되어 가는 현지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MCC 창설자들은 “이렇게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건립을 포기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9.11 현장에 우뚝 선 모스크는 반이슬람 정서를 부추기는 씨앗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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