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남자의자격’이 보여준 신선한 ‘하모니’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비슷비슷한 예능 중 자연스러운 웃음, 친근함 돋보여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중 한 장면.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중 한 장면. ⓒKBS

요즘 예능프로그램이 그야말로 ‘대세’다. ‘무한도전’, ‘1박2일’ 등 다양한 컨셉으로 무장한 예능프로그램들이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얼핏 비슷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각자의 개성을 갖고 세파에 시달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준다.

최근엔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는 7명의 남자-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이 출연해 매주 PD가 제시하는 도전과제들을 수행한다.

이들이 조종사, 요리, 밴드, 강연 등 다양한 주제의 미션에 도전하는 과정들을 통해 접근하기 힘들게만 보였던 연예인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것 같은 쾌감(?)을 느끼는 동시에 저들도 때로는 좌절과 어려움을 겪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동질감을 느낀다. 스타들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와 다름없다는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누군가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감동받는다”(시청자 고유진), “열심히 하는 진실한 모습을 보니 사랑스럽다”(시청자 김상희), “신선한 재미가 있다”(시청자 김종혁), “가식적이고 계산적이지 않고 사람냄새가 나서 좋다”(시청자 정경숙) 등 호응을 보낸다.

비슷비슷한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가운데 남자의 자격이 돋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러한 친근함에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리얼버라이어티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건 ‘진실’이다. 연예인은 이미지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스타는 대중에게 가장 친근한 존재지만 베일에 가려있다. 스타들의 진실한 모습을 보고 싶은 대중들의 욕구가 있다.

‘남자의 자격’은 억지웃음을 유발하거나 과도한 설정을 내세우지 않은 채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어우러짐을 추구한다는 점도 미덕이다. 일반인 멤버들과 함께 합창대회를 준비하는 ‘남자 그리고 하모니’ 편은 감동과 웃음코드가 동시에 전해진 좋은 사례였다.

남자라면 강해야 한다, 남자라면 감정을 쉽게 보여서는 안된다 등등 남자의 자격에 대한 일반적인 사회의 요구들이 있지만 남자라면 무엇보다 ‘하모니’를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비단 ‘남자’라는 성별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내 주장만 내세우기보다 한 발짝 양보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뤄나갈 줄도 알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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