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술원, WCC와 한국교회에 제안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성 박사, 이하 학술원)이 ‘WCC와 한국교회를 향한 우리의 제안’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22일 발표했다.
학술원은 성명에서 “2013년 WCC 제10차 부산총회는 세계교회와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라고 생각하며 WCC가 과거처럼 한국교회를 분열시키는 원인을 제공할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이루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다음을 제안했다.
▲WCC는 세계 교회연합운동의 시작인 1910년 에딘버러 세계선교사대회의 근본취지가 피선교지에서의 복음전파를 위한 선교연합에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WCC는 ‘오이쿠메네’(Oikoumene)라는 단어의 성경적 의미가 성부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희생, 성령 하나님의 능력 안에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하나되게 하는’ 하나님의 구원경륜 속에 있음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WCC는 기독교의 진리(眞理 the truth)와 타종교의 일리(一理 a truth)의 관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WCC는 종교 간 대화를 통해 기독교 진리와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고 복음을 증거하는 교회연합운동을 전개할 것인지, 아니면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주장하는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할 것인지 명백히 구별해 천명해야 한다.
▲WCC는 기독교 사상에 위배되고 반기독교적인 공산주의와 정치·사회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입장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WCC가 추구하는 세계평화와 안전 그리고 생태계 보전을 위한 ‘평화와 화해 운동’이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것인지, 아니면 공산주의와 정치·사회적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것인지를 구분해 천명해야 한다.
▲WCC는 교파 간 신앙고백과 신학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교회연합운동이 로마교황처럼 교회들의 유일한 ‘최고 주무기관’ 창설의 선행운동이 아님을 재천명해야 한다.
이어 학술원은 한국교회에도 “세계복음화를 위한 선교연합운동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다. 선교는 개인전도 뿐 아니라, 사회변혁을 통해서도 포괄적으로 이뤄진다”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원역사는 세상통치영역 혹은 세상 속에서 실현되는 것임을 깊이 인지하고, 자기 교파 신학에만 집착하지 말고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문제해결을 위해 타 교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제안했다.
끝으로 학술원은 WCC와 한국교회의 공동과제에 대해 ▲인류의 평화와 안전을 파멸시키는 ‘악한 세력’에 대해 함께 대항할 것 ▲이를 위해 한국교회 각 교파가 서로 적극적으로 일치와 통일, 사귐을 가질 것 ▲성경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바른 신학을 정립할 것 ▲교파마다 최선의 선교방법을 채택할 수 있음을 서로 인정할 것 등을 제시했다.
학술원 원장인 이종성 박사는 목회자 약 4천명을 길러낸 한국교회 원로이자 40여 권의 신학전집을 집필한 신학자이기도 하다.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총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기독교는 기독교외 다른 종교나 사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혹은 배척했다. 왜냐하면 그 안에는 구원의 메시지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종교나 사상들도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것들은 구원을 얻게 할 수 없지만, 구원을 위한 준비과정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말하면서 “기독교와 다른 종교를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교를 기독교로 끌어 오자”는 이른바 통전적(統全的) 신학을 주창한다.
서울 대치동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가 학술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