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선 벗은 맨발, 현대적인 표현양식의 파격성 등을 통해, 한국 창작춤 사반세기를 이끌어 왔던 창무회가 김선미의 춤 <강변북로 2010>를 통해 21세기 새로운 창작춤의 미래를 이끌어낸다.
2005년 발표된 바 있는 <강변북로>는 기존 텍스트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몸의 언어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실험을 통해 창무회의 또 다른 대표작 <강변북로 2010>로 재탄생 되었다. 본 작품은 한국공연예술센터 공동기획공연으로 2010년 9월 17일(금)8시, 9월 18일(토) 5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현실 속에 실재하는 진공(真空)의 섬 강변북로
다양한 삶의 궤적으로 수놓아진, 현실 속에 실재하는 진공(眞空)의 섬, “강변북로”를 매개체로 고립된 공간 속에서 반복되 듯 전개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환상과 실재, 아픔과 기쁨, 좌절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조망한다.
강변북로는 서울의 동과 서를 빠르게 연결시켜주는 일상의 공간이면서 도시인의 불안한 정서를 담고있는 외로운 섬과 같은 공간으로 진공상태와도 같은 정체와 고립, 질주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강변북로의 서쪽은 자유로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 자유로의 끝은 자유가 아닌 폐쇄로 이어지는 매우 특별한 의미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가진 공간이다.
작품 <강변북로 2010>에서는 “강변북로”라는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그 안에 고립되어 있는 인간의 일상과 자동차의 속도감을 춤 움직임으로 풀어간다.
⋇강변북로 vs. 강변북로 2010
2005년 발표된 창무회 김선미의 안무작 <강변북로>, 5년 전 이 작품에 참여하였던 김선미(안무), 윤정섭(연출), 이상봉(조명), 황지우(텍스트) 등 전 제작진이 의기투합하여 새로운 해석과 안무를 통해 완벽히 새로운 작품 <강변북로 2010>으로 다시 태어난다.
강변북로는 그 자체로도 무한한 상상력을 가지고 다양한 표현을 담아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성, 공간성을 갖고 있다.
<강변북로 2010>는 시간과 공간을 두 가지 몸의 언어로 나타내고 있는데. 하나는 질량을 가지고 공간을 점유하는 물질적인 몸이고, 다른 하나는 현존하는 실체로서의 몸 즉 정체성을 지닌 몸이다. 물질 적인 몸은 강변북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의 속도에서, 실체로서의 몸은 강변북로를 달리는 자동차 속 공간 즉 오로지 혼자만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나의 일상에서부터 시작 된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크고 중요한 변화는, 2005년 강변북로는 주인공 한 사람의 드라마가 보였다면, <강변북로 2010>은 무용수 각각의 사람 자체, 즉 현실 그 자체의 일상이 보인다는 것이다. 시간 확장의 자유로움과 속도감의 초월성을 인간의 실체, 그리고 원초적인 몸짓과 한계 즉, 사람의 존재 자체를 보게 하는 것이 <강변북로 2010>을 무대에 올리는 목적이다.
*변신과 진화를 거듭하는 안무가 김선미
절도와 무게가 있는 굵은 선...정중동의 미학에 응축된 강렬한 에너지...
끈질긴 독종기질 속에 진득하고 성마른 깊은 호흡...탄탄한 기교와 엄격한 예술의 절제력...
한국춤의 온화하면서도 섬세한 그러면서 동작마다 나름의 맺고 풀림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가고 있는 무용가... 우리춤의 원초적 미감을 매우 탁월하게 반영하고 있는 무용가...
표현성 짙은 동작으로 구사함에 있어서도 긴장과 이완의 묘미를 적절히 구사할 줄 아는 몇 안되는 질 높은 춤꾼...
안무가 김선미를 이야기하는 평론가들의 다양한 미사어구는 그만큼 신뢰와 기대를 갖게 하는 안무가임을 증명한다. 1985년 <공으로 돌지><잔영> 이래 <추다만 춤>(92년), <땀흘리는 돌>(96년), <월영 일시무>(98년), <아우라지>(2001년) <나의 지고이네르바이젠>(2003년), <강변북로>(2005년) 등의 꾸준한 창작작업을 통해 관객과 평단의 신뢰를 한몸으로 받아왔던 안무자 김선미는 이년간의 모진 암투병 생활을 이겨내고 2009년 발표한 솔로작품 <볼레로>를 통해 화려하게 재기하여 제 2의 춤 인생을 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