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금기 넘나드는 드라마 속 ‘남장여자’ 캐릭터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TV리뷰]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남장여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사진제공=KBS

▲남장여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사진제공=KBS

“난 한 번도 길이 아니면 가본적이 없어. 도가 아닌 것엔 눈길 한번 줘본 적이 없다구. 그런 내가……. 네 녀석이 좋아졌단 말이다. 남인에다 하는 짓은 순 엉터리에 게다가 사내놈인 네 녀석이 좋아졌다구.”

손발을 오글거리게 하는 이 대사는 최근 조선시대 성균관을 배경으로 ‘남장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속 남주인공 이선준(믹키유천 역)의 말이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 김윤희(박민영 역)는 어려서 아비를 잃고 급격하게 기운 가세에 동생의 약값을 벌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결국 병약한 동생을 가장해 성균관에 들어가게 된다.

‘남장여자’ 캐릭터는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처음 브라운관에 등장한 후, 계속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재생산되고 있다.

2008년 방송된 ‘바람의 화원’에서는 문근영이 남장연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고, 지난해에는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덕만공주로 출연했던 이요원이 남장연기를 했다. 또 오빠를 대신해 남장여자로 변신해 최고 아이돌그룹에 들어가 남자 멤버와 생활한다는 스토리의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도 방송됐다.

‘남장여자’ 드라마는 기존의 남녀간 사랑이야기라는 틀에서 벗어난 자극적인 소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캐릭터가 주인공이었던 드라마들은 숱한 화제를 뿌리며 시청률 올리기에 성공했다. 이제는 너무 많이 등장해 오히려 식상해질 정도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남장여자의 삶을 살아간다. 특히 사극에서 이러한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데, 여성의 역할이 극히 제한됐던 시절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그려진다. 게다가 여주인공의 진실이 언젠가는 밝혀진다는 갈등 요소가 포진돼 스토리가 긴장감 있게 흘러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여성이라는 면에서 볼 때, 남장여자는 여성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남자로서의 삶을 사는 그녀들은 밝고 씩씩하며,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개척한다. 남성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고 자신의 꿈을 펼친다.

드라마를 보며 여성들이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이 녹록치 않음을 반영해 주는 것일 수도 있다. 한국 대졸여성 취업률은 OECD국가 중 최저이며, 비정규직의 70% 이상은 대부분 여성이다.

하지만 ‘남장여자’ 드라마가 지닌 유사 동성애 성향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드라마 ‘바람의화원’에서 신윤복(문근영 역)은 기녀 정향(문채원 역)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고, 김홍도(박신양 역)는 신윤복이 남자라고 생각하면서도 감정이 끌리는 것을 그렸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도 마찬가지다. 이선준은 남장을 한 김윤희가 자신과 동성임을 알면서도 사랑에 빠진다.

‘남장여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드라마는 대부분 성정체성을 형성해가는 청소년들이 주시청층인 트렌디 드라마들이다. 그런 면에서 동성애를 미화하는 동시에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동성애는 분명히 하나님께서 주신 섭리에 위배되는 그릇된 행위이며, 죄이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눈길을 끌 요량으로 동성애를 묵인한다면, 그로 인해 비롯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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