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故 옥한흠 목사 천국환송예배 설교 전문]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故 옥한흠 목사 천국환송예배

날짜: 2010년 9월 6일
본문: 요한계시록 21:1~7
설교: 홍정길 목사
제목: 영광의 개선식


옥한흠 목사님이 목회하던 시절은 한국교회 융성기였다. 그래서 신학교에서 함께 공부했던 우리들은 바르게 교육만 하면 한국교회는 바로 설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자신이 맡은 교회를 충성스레 섬기기로 약속했다.


특별히 옥 목사님은 종교개혁 시기에 이미 평신도 손에 들려진 성경을 다시금 평신도 손에 돌려주셨다. 이 땅에서의 복음이 일제의 고통과 민족상잔의 비극을 거치며 가장 가부장적인 것으로 왜곡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성경 해석은 오직 목사만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만연했었다. 이 때 옥 목사님은 신학적 훈련뿐만 아니라 모든 자녀들은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바로 들을 수 있다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분으로 인해 평신도 중심의 목회교육이 일어났다.

그 분이 얼마나 이것을 위해 노력했던지…, 단순히 성경을 잘 가르치는 목회자 정도로 치부되지만 옥 목사님은 성경의 모든 것에 순종하셨다. 그래서 그의 목회 배후에는 항상 선교가 있었고 빈민들을 향한 깊은 애정이 있었다.

그런데 한국교회에 문제가 생겼다. 그리스도인들의 숫자가 백만일 때는 별 문제가 없었다. 숫자도 적고 영향력도 적었다. 가난했다. 그런데 그 수가 천만이 되면서 돈은 오십 배로 커졌다. 그리고 사회악은 백배로 성장해서 교회가 한국의 근심과 모든 비리의 온상이 돼버렸다. 옥 목사님을 개인적으로 만나면 그는 ‘한국교회가 이래야 되겠나’고 늘 말씀하셨다. 그것도 다른 교단이 아니라 내가 섬기는 교단이 한국교회 비리의 한 복판에 있다고 하시며 이 치욕 꼭 씻어야겠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들으며 내가 옆에서 말렸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했다. 역사상 이방인들이 그리스도인들을 순교시켜서 성자들을 많이 만들었지만 2천년 역사상 교권이 거룩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많은 사람들 핍박하고 죽여서 순교시킨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데, 당신이 어떻게 그걸 감당하느냐고 했다. 그래서 말렸다. 그런데도 그 분은 교갱협을 만들어서 교회 갱신 운동을 하셨다. 그리고 자기가 속한 교단을 바로잡아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또한 그 분은 교회 후계자 문제를 바로 세우기로 작정하셨다. 오정현 목사님을 후임으로 정했다고 해서 내가 반대했다. 옥 목사님과 오정현 목사는 너무 달라서 가치관의 혼란 겪을 수도 있고 방법상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옥 목사님께서 ‘내 시대는 옥한흠처럼 해야 하지만 다음 시대는 오정현 목사가 정답일거야’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홍 목사, 오 목사 뒷받침해주게’라고 하셨다. 오늘날 융성해진 교회가 리더십이 바뀌면서 그 동력을 잃을 때가 많다. 아마 사랑의교회가 이렇게 더 큰 걸음을 걸을 수 있었던 건 옥 목사님의 깊은 마음의 배려와 미래를 보는 눈 때문이 아닐까.

한국교회 비리는 아직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옥 목사님은 악한 교회의 질병을 자기 몸으로 막으시다가 2010년 9월 2일 주님의 품에 안기셨다. 오늘 우리는 72년 간 옥 목사님의 영을 담아두었던 그릇을 관 속에 뉘어놓고 이 자리에 섰다. 얼마 전 조현삼 목사님께서 이렇게 말하더라. 그의 딸이 조 목사에게 전화하면서 ‘아빠 꼭 옥 목사님 소천하는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에요. 우리는 슬프지요. 그러나 천국에서는 하나님 뜻대로 순종했던 그 종을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 우리가 꼭 슬퍼할 일만은 아니에요’라고 했다고 . 오늘 이 시간, 우리들은 옥 목사님의 영혼을 담았던 그릇을 이 앞에 두고 우리 눈을 우러러 하늘 아버지의 보좌를 봐라봐야겠다. 그리고 하늘 아버지의 음성을 들어야겠다.

이기는 자에게 이미 주실 상급의 개선식이 그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 장소는 어떤 장소인가. 주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해 처소를 예배하노니…. 그러면 다시 와서 너희를 영접하리라고 하셨다. 천국은 다시 만나는 재회의 땅이다. 이 땅은 이별의 땅이다. 우리가 오래 살았다는 것은 그만큼 이별을 많이 했다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홀아비가 되고 과부가 된다. 예외가 없다. 이별의 땅이다. 아무리 사랑해도 이별해야 한다. 그러나 천국에는 곡하는 것이 없고 아픔이 없고 이별이 없다. 이제 우리 옥 목사님께 아픔이 없겠구나…, 아픔이 없겠구나…. 늘 몸이 약해서 같이 일하다가도 얼굴을 찡그렸던 그의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이젠 그 아픔이 다시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은 재회의 땅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곳이다. 옥 목사님은 그곳에서 주기철 목사님도 손양원 목사님도 성 어거스틴도 만났을 것이다. 천국은 이처럼 추상명사가 아니다. 사랑하는 우리 옥 목사님이 계신 장소다. 우리는 그곳에서 그 분을 다시 만날 것이다. 옥 목사님이 천국에 도착하던 날 주님께선 이 땅에서 그가 흘렸던 모든 눈물을 그 품에서 닦아주셨을 것이다. 그리고 이기는 자에게 약속하신 큰 면류관을 씌어주셨을 것을 믿는다. 이 땅에서의 충성을 낱낱이 기억하신 하나님께서 영광과 존귀로 관 씌워주셨을 것이다.

일제 때 신사참배 반대로 두 전도사가 제판을 받았다. 나이가 많은 전도사는 주범으로 몰려 6년을 언도받았고 나이가 적은 전도사는 3년을 언도받았다. 그랬더니 젊은 전도사가 6년을 언도받은 그 뿐께 큰 절 하면서 ‘형님, 부럽습니다’라고 했단다. 천국에서 큰 상 받을 것을 생각하니 부럽다는 것이다. 이것이 천국을 바라는 사람들의 삶이다. 오늘 한국교회가 천국을 잊고 살고 있다. 옥 목사님의 영광의 개선식을 바라보자.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받는 그 상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자. 우리가 천국을 이 땅에서 믿음으로 바라보고 그 현장을 가슴에 품고 살 때, 우리를 통해 천국이 보여지는 역사가 있을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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