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종교의회(PWR), 정의와 평화 위한 종교 역할 강조
세계 종교 화합을 이끌고 있는 세계종교의회(PWR)가 곧 있는 9.11 테러 9주년을 “종교적 증오와 폭력의 불을 끄는” 기회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
1893년 미국 시카고에서 창립된 세계종교의회는 종교 간 연합(unity)이 각 종교가 가진 고유한 전통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 하에 ‘연합’보다는 ‘화합(harmony)’을 추구하는 단체로, 5년에 한번 전 세계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국제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세계종교의회는 9.11 테러 9주년을 맞이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종교인들에게 가장 먼저는, “테러로 인하여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이들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모두 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된 테러는 2,977명의 사망자와 6천 명 이상의 부상자를 낳은 21세기 최악의 종교 갈등 사태로 기록되고 있다. 또한 9.11 테러를 계기로 당시 조지 W. 부시 미 정부에 의해 주도된 ‘테러와의 전쟁’ 즉,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으로 각각 10만 명과 3만 명 가량의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세계종교의회는 성명에서 “올해 9.11 참사 추모일은 후손들을 위해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우리의 헌신과 다짐을 새로이 하는 기회로 삼자”며 “모든 종교인들이 침착하고도 분명하게 폭력과 불신, 적개심과 잔인성의 힘에 대항하고 치유와 화해를 추구함으로서 이 세계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올 책임을 지니고 있음을 기억하자”고 밝혔다.
또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의 기간은 특별히 세계 종교인들이 “진정한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본을 보이는” 기간으로 삼을 것을 권면했다.
한편 세계종교의회는 9.11 참사 추모일의 의미는 이슬람에 반대하는 데 있지 않다며, 미국과 세계 일부 종교인들에 의해서 준비되고 있는 극단적 반이슬람 행사들에 대해서 경계를 요청했다. “이같은 행동들은 상호 존중과 화합이라는 우리 종교인들의 전통적 가치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플로리다 주의 한 무교단주의 교회가 9.11 참사 추모일에 코란 태우기 퍼포먼스를 열 것으로 밝히고 나오면서 현지 교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전미복음주의협의회(NAE)와 미국교회협의회(NCC)는 이 교회에 행사 취소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세계종교의회는 9.11 참사 추모일은 “미국과 세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무슬림들에 대한 우리 종교인들의 연대감을 드러내 보이는 날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