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한국교회 4곳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실천신학회, 학술대회서 ‘성장동력교회’ 분석

성장하는 교회들은 특징이 있기 마련이다. 한국실천신학회 성장동력교회위원회(위원장 조재국 교수)가 한국의 성장동력 교회들을 분석하고 그 첫 결과물을 10일 오후 분당만나교회(담임 김병삼 목사)에서 내놓았다.

▲실천신학회가 제37회 학술대회에서 한국의 성장동력교회를 분석했다. ⓒ이대웅 기자

▲실천신학회가 제37회 학술대회에서 한국의 성장동력교회를 분석했다. ⓒ이대웅 기자

위원회는 1차 성장동력교회로 안산꿈의교회(담임 김학중 목사), 분당만나교회, 서초성결교회(담임 김석년 목사), 용인향상교회(담임 정주채 목사·이하 가나다순) 등을 선정하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박해정 교수(감신대 예배학), 최동규 교수(서울신대 교회성장학), 이요섭 교수(세종대 리더십학) 등에게 지난해부터 1년여간 연구를 수행하게 했다.

조재국 위원장은 “한국교회가 침체기를 가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들을 통해 새롭게 부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보고자 한다”며 “그간 한국교회 성장에 대해 세계의 많은 교회들이 궁금해했지만 그 배경과 이유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이번 연구를 통해 그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연구 결과 이 4곳의 교회는 각각 ‘추진력’, ‘예배’, ‘비전’, ‘개혁목회’ 등의 특징이 있었지만, 하나같이 “양적 성장이 아닌 건강한 교회 만들기”에 힘쓴 결과 양적 성장까지 덤으로 얻게 된 공통점이 있었다.

“토요일이 가장 여유있는 만나교회 목회자들”

▲본격적 학술대회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 “이것이 교회다”라는 주제로 설교한 분당만나교회 김병삼 목사. 분당만나교회와 김 목사는 이날 성장동력교회 중 첫번째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대웅 기자

▲본격적 학술대회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 “이것이 교회다”라는 주제로 설교한 분당만나교회 김병삼 목사. 분당만나교회와 김 목사는 이날 성장동력교회 중 첫번째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대웅 기자

이들 중 ‘문화를 통한 성장, 만나교회’를 주제로 발제한 박해정 교수는 분당만나교회 성장동력을 ‘예배 기획’과 ‘설교’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박 교수는 만나교회 소속 목회자로 1년 반 동안 가까이서 만나교회를 분석했다.

박 교수는 “만나교회 예배는 이미 방송과 홈페이지를 통해 차별화된 예배로 많이 알려져 있고 다수의 교회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며 “만나교회는 이에 더해 준비된 자료들을 적극 공유하고 맨파워도 제공하고 있지만, 매뉴얼 뒤편에 숨어있는 담임목사와 목회자들의 목회에 대한 열정과 성도들의 교회에 대한 애정과 사회에 대한 봉사가 진정한 만나교회의 ‘매뉴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4년 담임목사로 취임한 김병삼 목사는 자신의 목회비전과 경영진단을 통해 나타난 교회의 상황과 미래를 향한 목회 방향성을 살피고, 이를 구체화하고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직으로 ‘미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연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비전과 미래 목회방향인 7대 핵심가치를 선포했는데, 이는 △영적 감동이 있는 예배(요 4:24) △무릎으로 드리는 중보기도(요 14:26) △하나님의 사람을 다시 세우는 교육(딤전 4:6) △건강하게 성장하는 셀(고전 12:26-27) △행복을 주는 가정(딤전 3:5) △지역사회에 생명을 주는 나눔(약 2:16) △열방을 가슴에 품는 선교(행 1:8) 등이다.

만나교회 1년 계획은 전년도 가을에 완성되는데, 이에 맞춰 7대 각 사역계획이 수립되고 1년간의 예배기획이 이뤄진다. 예배 기획은 대부분 설교 시리즈에 맞춰 4-12주간 한 주제 아래 매주 그에 따른 소주제를 다루는 식이다. 이러한 시리즈 설교는 김병삼 목사 주도로 기획실과의 회의로 이뤄지고, 예배팀에서는 기획실과 정한 전체 주제 아래 설교 내적 요소들을 만든다. 최소 예배 2개월 전 전체 컨셉을 정하고 강단과 주보 디자인, 배포할 인쇄물 또는 부속물 등을 정하며 예화나 간증,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 음악 등 여러 요소들도 선택한다.

예배 1개월 전에는 기획실에서 구체적인 사안들을 종합하고, 2-3주 전에는 콘티 시안이 나와 담임목사와 예배팀이 협의하며, 1주 전에는 최종 콘티가 만들어지고 담임목사와 한번 더 확인해 완성도 있는 예배를 준비한다. 박 교수는 “다른 목회자들과 달리 토요일은 만나교회 목회자들에게 가장 여유있는 날”이라며 “이미 예배 준비가 다 마무리돼 정작 설교하는 목사에게 토요일은 쉼과 여유가 있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철저히 준비하는 만나교회 예배기획에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먼저 처음 오는 사람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예배 흐름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지루함과 식상함에 민감하게 대처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동일 시리즈가 지속되면 회중들이 지루한 느낌을 받기 쉽다”며 “그래서 매주 달라지는 소제목에 따라 디자인 부분에서 변화를 줘 회중들에게 새로움을 경험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질병까지 드러내는 설교로 적용과 결단”

박해정 교수는 “만나교회 성장동력이 예배라면, 예배의 중심에는 김병삼 목사의 설교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박 교수는 “신학적 식견을 겸비한 부흥사로 유명했던 선친의 영향도 있지만, 김병삼 목사는 영성과 감성이 살아있는 설교가로 발전하기 위해 거듭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병삼 목사 설교의 장점으로 그는 가장 먼저 “성경 본문에서 오늘날 회중의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병삼 목사의 설교는 본문과 우리의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대화로 이뤄져 적용이 모호하지 않다. 오늘날 회중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게 해 회중들이 명확하게 실천할 수 있도록 직접 화법을 구사해 ‘지금 이곳에서’ 결단을 요청한다. 그는 자신의 ‘공황장애’까지 솔직히 고백하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이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보이신 길을 믿음의 길로 회중들에게 소개한다.

‘탁월한 전달능력’과 ‘풍부한 어휘력’도 강점이다. 박 교수는 “김 목사는 설교 원고를 사용하지만 원고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로 회중들과 충분한 아이컨택(eye-contact)을 유지하고, 자연스러운 제스처로 무선마이크를 착용한 채 강단에서 필요에 따라 움직이며 말씀을 전한다”며 “매주 2-3권의 책을 설교에서 소개하는 그의 독서량은 표현의 지경을 넓히고, 작은 어휘에도 세심한 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감성이 풍부하고 수용적인 김 목사의 특성도 설교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그의 설교에는 웃음과 눈물이 있는데, 이러한 감성적인 부분은 설교자가 먼저 마음을 열고 회중에게 다가오는 느낌을 준다”며 “또 김 목사는 벤치마킹과 업데이트에 탁월하고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데, 미국의 앞서가는 교회들을 수차례 탐방해 예배와 교육에 적용하고 변화를 도모했다”고 풀이했다. 김 목사의 설교는 논리적이라기보다 단막적 몇몇 내러티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인데, 초신자들이나 젊은이들에게 선호되는 이 설교는 미국 신세대 설교가들이 즐겨 사용한다.

박 교수는 “김 목사의 설교가 가진 단점은 이러한 장점의 연장선상, 즉 대척점에 있다”며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전통적 설교 관점에서 강해와 주석 부분이 약하다는 점인데, 주제설교로 인식되는 이같은 형태는 자신의 교인에 대한 이해에 기초한 선택의 문제이지 능력 부재로 이해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논리적인 설교를 선호한다면 김 목사 설교가 감정에 호소한다는 인식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키워드: 예배와 설교, 결단과 추진, 비전과 리더십, 개혁목회와 보수신앙

박 교수는 “오늘의 만나교회가 성장하는 교회가 된 것은 김병삼 담임목사와 스태프들의 헌신 없이 불가능했다”며 “시간을 다퉈가며 치열하게 준비한 그들의 목회, 특히 예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정리했다. 만나교회는 예배를 ‘기획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시켰고, 이는 많은 성도들이 예배 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감동과 은혜를 자신의 언어로 기도하는 모습을 볼때 성공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외에 꿈의교회를 분석한 이요섭 교수는 △복음에 근거하는 교회 △사람의 요구에 집중하는 교회 △지역에 소속돼 함께 호흡하는 교회 △미래를 앞서 준비하는 교회 등의 성장동력이 있는데, ‘과감한 결단과 추진’이 있었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여러 새로운 시도들 때문에 교회론의 부정이라는 비난과 거룩성의 포기라는 반대에 부딪쳤지만 어떤 평가에도 흔들리지 않는 분명한 목회철학과 비전으로 흔들리지 않는 사역을 추진해 꿈의교회는 미래교회 모델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서초성결교회에 대해 최동규 교수는 “서초교회는 처음부터 선교적 관점을 명확히 했던 담임목사의 탁월한 리더십과 함께 ‘작은교회에 모델이 되는 교회’, ‘21세기를 위한 모델교회’라는 명확하고 단순한 비전이 있었다”며 “단순히 양적 성장만을 추구하지 않고 건강한 교회를 꿈꾸고 있었기에 바람직한 교회의 모델이 됐고, 추구하는 방식도 시대적 상황에 적합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서초교회의 성장동력으로 이외에도 △역동적인 예배 △유연한 조직 △지역사회 필요를 채우는 문화사역 △관계중심적 다채널 전도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용인향상교회를 연구한 정재영 교수는 “향상교회는 고신측 교회로 신학은 매우 보수적이지만 목회는 매우 합리적이고 민주적”이라며 “향상교회의 성장은 교회갱신과 개혁에 힘쓰는 곳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향상교회 정주채 목사는 ‘또 하나의 대형교회’가 아닌 ‘교회다운 교회’를 만들기 위해 최근 가정교회로의 전환을 시행하고 있다”며 “여기서 끊임없이 교회갱신을 추구하는 정 목사의 목회관을 엿볼 수 있고, 이는 건강한 교회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로 발을 들여놓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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