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렇다’는 고정관념을 버려라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세종문화회관 야외전시 ‘아트가든展 -감(感)’

세종문화회관의 중앙계단과 1층 입구의 야외공간이 전시공간으로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의 야외 기획전은 살아있는 생생한 느낌을 의미하는 ‘생동감’을 주제로 작품을 선정, 소개해 왔다. 이번 전시는 ‘감(感)’을 주제로 재료가 지니고 있는 고유의 질감을 전혀 다르게 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10월 1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 5명의 중진작가 김운용, 박민수, 심병건, 이일호, 장용선이 참여했다. 이들 5명의 작가는 공통적으로 금속(steel, stainless steel)재료를 사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들은 금속이 지닌 고유 성질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작가적 상상력을 더하고, 오랜 시간동안 작업한 결과 새로운 질감의 작품으로 재창조했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처음 본 순간 재료가 지닌 자체 성질을 활용해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는 작가가 오랜 시간을 들여 꾸준하게 노력한 인내의 산물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일호는 작품 「버들선생」을 통해 스테인레스 스틸이 지니고 있는 차갑고 직선적인 성질을 따뜻하고 유연한 성질로 탈바꿈시켰다. 심병건은 「Pressed Drawing Ⅰ」, 「Pressed Drawing Ⅱ」의 작품을 통해 평면적이고 두꺼운 철판을 구겨지는 종이처럼 표현했다. 그는 주물작업이 아닌 유압 프레스기 작업으로 철판을 종이처럼 구기고, 표면부식 처리를 통해 색상을 변화시켜 작가의 ‘의도’와 시간의 흐름이라는 ‘자연성’을 표현해냈다.

김운용 작가의 「S-08121」은 스틸의 기본적 물성에 충실하면서 조합과 구성에 의한 그만의 조형 언어로 표현했다. 매끈한 라운드 형태의 외형은 쇠가 지닌 고유 질감과 무게감을 수반하며, 내부 톱니 모양을 띤 철판 조각들은 모서리의 날카로움을 상쇄시켜 오히려 따뜻한 질감을 제공한다.

박민수 작가의 「무한대」와 「A Spring Steel」은 반복과 집적 그리고 공간과의 접점에 있어 형태의 유연성과 반복성으로 인한 시간의 영속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옵틱 아트(optical art)에서 볼 수 있는 시각적 착시 현상과 유사하며 연속적 운동성을 지닌 조형물의 순간을 포착, 인위적으로 정지시켜 놓음으로 재가동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내재된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다.

장용선 작가의 「Partticle431022Ⅲ」은 다양한 사이즈의 스틸 파이프를 절단하고 이것을 용접해 조형성을 창출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절단면의 매끈함과 더불어 다양한 사이즈의 파이프로 연결된 유연한 구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가벼운 철망의 안쪽 면에서 특정 형태로 압력을 가해 돌출된 효과와 같은 자연스러움과 함께 무게감있는 재료가 아닌 가벼운 재질로 이루어진 것과 같은 조형성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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