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하나님 영광 위해 만들어져야 한다”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최재훈 감독의 영화이야기] ‘고치방’(부제: 우리들의 이데아, 2010)

▲2008년 일어난 논현동 고시원 방화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고치방’. (최재훈 강기영 감독 /김승수 박광현 주연)

▲2008년 일어난 논현동 고시원 방화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고치방’. (최재훈 강기영 감독 /김승수 박광현 주연)

필자가 각본 감독을 한 영화 ‘고치방’의 제작 전반을 돌이켜보면 한 컷, 한 컷에 주님의 임재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 주님께서는 결국 영화 촬영 현장의 마지막 컷에서 촬영세트장에 실제로 영광의 불꽃을 피우셔서 촬영 내내 기도하며 잡았던 메가폰을 실제로 활활 타게 하셨다. MBC 9시 뉴스에서는 소방서 추산 9,400만원의 피해액을 남겼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정말 좋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먼저드렸다.

필자가 그런 환란 중에도 감사할 수 있었던 것은 우상숭배자들의 당초 우려와 노파심 같은 기대, 혹은 협박처럼 촬영 기간 내내 집요하게 따라 다니던 ‘인명사고와 제작중단’이라는 극단의 결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불은 마지막 컷을 오케이하고 난 뒤에 번졌고 큰 화재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인명사고도 없이 바로 진화되었다. 애초, 영화 ‘고치방’의 제작발표회 때부터 투자자들과 충무로스탭들은 돼지머리에 우상숭배하기를 권했었지만, 필자는 주조연 배우들을 설득해 우상숭배 보다는 하나님께 예배와 기도로 영광을 돌리는 편을 택했었다.

결국, 빈정 상한 믿지 않는 투자자들은 기존 투자약속을 거두고 떠나버렸고 남은 스탭들 조차 오랜 충무로의 관습과 우상숭배를 떨칠 용기의 부족으로 자신들의 알량한 경험치를 들먹이며 우리 영화 촬영기간 내내 은연중에 각종사건과 인명사고를 경고했었다. 하지만, 믿음의 용사가 어찌 그들의 협박성 우려에 굴할 수 있겠는가? 우상숭배인 고사를 고사하고 진행된 촬영기간 내내 주일날은 온전하게 성수하였고, 첫 촬영 날은 과감하게 또는 억지로 전 스탭과 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하나님께 영광의 기도로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후 키스탭들과 일부배우들의 조직적인 반발에 부닥친 필자는 겨우 몇몇 기독교인인 스탭들과 감독 자리인 스테이션 주변에 둘러 앉아 간신히 기도를 드릴 수 있었을 뿐이었다.

두 달 남짓한 촬영기간 내내 여러 가지 악조건 속의 강행군 중에 촬영이 끝나고 돌아 온 숙소에서 두 부부가 껴안고 주님께 제발 우리 두 사람의 생명을 거두어 달라고 통곡을 하며 기도하며 지내던 어느 날, 드디어 주님께서는 빨간 스위치가 켜진 채 한 눈금 정도 커피가 내려져 보글보글 쫄아 들고 있는 커피메이커와 커피 메이커 물통에 가득 차있는 물, 그리고 이미 내려진 원두커피를 보관하고 있는 큰 보온병을 꿈으로 보여주셨다.

이틀 동안 그 꿈을 해석해달라고 기도를 하자 내 영에 가득 공명이 되는 말씀이 있었다. “즉시 스위치를 꺼라!” 주님은 영화촬영을 중단하라고 명하셨고, 우리 부부는 주님의 명령에 즉각 순종하여 촬영을 즉시 중단했다.

이미 수 억 원의 투자가 이루어진 영화는 손해를 감수하고 영화를 ‘엎는’ 한 마디로 영화가 망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모든 스탭들과 주변사람들은 우리 부부가 드디어 미쳤다며 말렸다. 그 시간 이후, 눈물로 옷깃을 적시며 철야기도와 금식기도로 주님께만 매달렸다. 그러던 중에 주님께서는 다시 촬영이 다 끝난 촬영장에서 담담(?)하게 감사기도를 하고 있는 필자의 모습을 꿈을 통하여 보여주셨다.

그 때만 해도 70% 정도의 촬영을 하고 중단되어진 영화촬영이 언제 재개될 수 있을런지, 아무런 기대도 할 수 없었던 터라 꿈이 좀 이상하다 싶기는 했었지만 그런 꿈일지라도 너무나도 감사했다. 1월 초 어느 날, 평소 알고 지내던 전도사님께서 우리를 위해 중보기도를 하셨는데 영화가 잘 마무리 되어질 것이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다음 영화의 준비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듯, 새로운 일을 미리 준비하라는 격려의 말씀도 들려주셨다.

필자의 마음은 “이 영화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정말 잘 만들어져야 한다”는 각오로 가득 차게 되었다. 하지만, 전 스탭들과의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계약 잔금 50%의 완불과 정산으로 제작비 잔고는 이미 바닥이 났고 모든 스탭들은 떠난 상태라 촬영 재개는 여전히 꿈만 같은 일이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살아계신 하나님께서는 영화 완성을 위해 기도하던 우리의 기도에 정확하게 응답을 해주셨다. 촬영 세트장 연장 재계약 문제로 어두운 마음으로 대전으로 향하던 우리에게 아무런 약속도 없이 경부선 매표소 앞에서 그 옛날 시나리오 스승님과의 만남을 허락하셨고, 몇 일 후 옛 은사님의 도움으로 신실한 믿음의 스탭들로 기적같이 촬영팀을 꾸려 촬영 재개를 위한 준비를 간신히 마칠 수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마련이 되지 않던 제작비도 주님의 역사하심으로 마련이 되었고, 그렇게 마지막 7일 간의 촬영이 진행되었다.

모든 진행이 순조로웠고, 그야말로 주님께서 허락하신 은혜와 평강이 세트장에 가득 차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날의 마지막 컷을 오케이 하고난 뒤, 잠시 후반 편집 작업계획과 피곤함으로 인한 방심의 순간에 특수효과를 위한 불씨가 옮겨 붙었고 순식간에 세트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천만다행으로 주님께서는 단 한 명의 인명도 상하게 않으시고 곧 바로 불을 진화할 수 있게 해주셨다. 비록, 촬영이 다 끝나고 불이 났지만, 불이 나는 바람에 기쁨과 환호성이 가득해서 축제분위기가 되었어야 할 때에 촬영장은 연기와 혼돈만 가득했었다. 결국, 다음 날 용역인부들의 청소로 깨끗이 비워진 촬영장, 고난과 환란의 자리에도 하나님은 변함없이 역사하셨다!

영화 ‘고치방’의 완성을 진정 감사하며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할렐루야~!

최재훈 감독(HnB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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