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언약식 장면 삭제… 김수현 작가 반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네티즌들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드라마 에서 등장하는 동성애 커플 태섭과 경수.

▲드라마 에서 등장하는 동성애 커플 태섭과 경수.

언약식 장면의 촬영 불허로 구설수에 오른 SBS TV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극중 동성애 커플인 경수(이상우 분)-태섭(송창의 분)의 언약식 장면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에 바람잘 날 없는 <인생은 아름다워>의 김수현 작가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며 삭제된 장면의 대본을 공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종영을 2주 앞둔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제작진은 이들 커플이 성당에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언약식 장면을 촬영하려 했으나, 촬영을 허가했던 성당 측에서 촬영 도중 “두 사람의 시선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중단시킨 바 있다.

제작진은 당시 촬영한 언약식 장면을 일부라도 방송하기로 했으나, 김수현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완전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작가는 트위터에서 “<인생은 아름다워>는 마지막까지 수난이다”며 “문제의 성당 신에 마음의 소리로 처리하려던 대사 몇 마디도 안 된다고 기어이 잘라내라는 방송사의 요구에 이어 잘라낸다는 ‘통고’ 뉘앙스의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아>를 따뜻하게 봐 주고 계신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대사를 공개한 이유를 전했다.

김 작가는 해당 방송이 나간 후에는 트위터에 “그냥 더러운 젖은 걸레로 얼굴 닦인 기분”이라며 “시차고, 흐름이고, 리듬이고, 엉망”이라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같은 김 작가의 행동에 대해 네티즌들은 대체로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어린이를 비롯해 남녀노소 전 국민이 시청할 가능성이 있는 TV 드라마에 나올 내용으로는 도가 지나쳤다는 것이다.

네티즌 mari****는 “뭐가 성숙한 사회이고 시민의식이냐”며 “동성애에 대해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옹호하면 인권주의자이고 그런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고, 반대편에 있으면 보수꼴통인가. 아주 이상한 편견의 잣대가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네티즌 stel****는 “TV는 담배피는 장면도 안 되는데 게이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루고 이 상황이 오지 않을거라 여긴 것인가”라고, mail****은 “남들이 하지 않는 신선한 소재, 드라마라서 가능한 소재, 아직도 이런 발상에 자부심을 갖고 계신다면, 정말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이해 안되신다면 펜 내려 놓으실 때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또 네티즌 ddon****은 “게이 커플의 결혼에 대해 작가가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시키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진지하고 소신이 있다면 길거리 나가서 피켓이라도 드시라”며 “시청자를 가르치려 들어서는 안 된다”고, unic****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미화해 밥맛없는 동성애 미화 드라마, 이제나 저제나 끝나길 기다리며 그동안 분통 참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며 “방송의 사회적 책임보다 자신의 오만한 독선과 아집을 중요시하는 작가로 생각돼 오히려 작품이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면 안 쓰는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suny****라는 네티즌은 “안 그래도 요 몇년 계속되는 가톨릭 신부들의 동성애 문제와 남자 아동 성추행으로 교황마저 그 문제를 언급했을 정도인데 극중에서 가톨릭 신도도 아닌 남자 2명을 성당에 세워놓고 거기서 동성 커플 언약식? 남의 상처에다 소금을 뿌리려하네”라며 “나는 무신론자라 가톨릭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자기 맘대로 대본 쓸 자유만 중요하고 이미지 추락할 가톨릭 성당은 상관없고?”라는 독특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김 작가가 공개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씬/ 어느 성당 안 문열리고 손잡고 들어오고 있는 경수와 태섭. 서로 마주 보고 ..... 손잡은채 태섭이 경수 리드해 들어가는... 경수-( 태섭보며 조용히 따라들어가고)... 태섭-(멈추고 앞 보면서).... 신자아니라도 봐 주시겠지.

@@경수-( 같이 앞보며) 그래 아마도 태섭-( 그대로) 호섭이 녀석 .. 부러웠어. 경수-( 태섭보는)... 태섭-( 마주서며 링 낀 손 내미는) 경수-( 링낀 손 내밀어잡고) 태섭-(두손을 마주 얽어 쥐고)...(보는) 경수-(보며)...

@@@ 태섭-... 나 ... 기도한다(앞으로 손 잡은채) 경수- 소리내서 해봐. 맘에 안들면 내가 다시 할테니까... 태섭-( 눈 뜨고 앞보며) 우리 죽는 날까지.... 경수-( 돌아보고).... 태섭- 영원케하소서... 내 기도는 이거 뿐이야.

@@@@ 경수-( 보며) 다시할 필요없겠다... 나도 이하 동문이니까.. 두아이-( 서로 가만히 안아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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