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임신·집단따돌림… ‘모든 비극을 넘어’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리뷰] 영화 ‘세이브어라이프’(To save a life)

사춘기 시절,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했던 친구가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꽤 친하다고 생각했던 그 친구의 자살소식은 어린 마음에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다른 지역으로 전학했기 때문에 가끔 소식을 주고 받는 정도였고, 친구의 어려운 상황을 자세하게 알 수 없어 더욱 안타까웠다.

아직 14살밖에 되지 않았던 어린 친구를 자살로 몰고 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직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이유가 무엇이건 그 소식은 친구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은 한동안 죄책감과 무력감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했다.

▲ 영화 ‘세이브 어 라이프’.

▲ 영화 ‘세이브 어 라이프’.


영화 ‘세이브어라이프’가 이야기를 출발하는 지점도 이와 같다. OECD국가 중 한국이 자살자 1위라는 통계수치나 뉴스를 통해 연예인 자살 사건을 접할 때 우리가 취하는 방관자적 태도 혹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력감을 벗어나 ‘액션’을 취하라는 메시지다.

집단따돌림을 당해 혼자 식사하는 친구를 향한 작은 관심과 배려가 상대방에게는 ‘생명줄’이 될 수 있음을 짜임새있는 스토리텔링과 현실적인 심리묘사를 통해 무조건적으로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 조곤조곤 설득한다. 청소년 자살과 집단따돌림, 임신, 입양 등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지루하지는 않다.

촉망받는 농구선수 제이크(랜디 웨인)는 오랜 시간 꿈꿨던 대학에 진학하는 등 잘나가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던 어린 시절 절친했던 친구 로저가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해 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교통사고가 일어난 위험한 순간에 제이크를 밀어내고 대신 다리를 다쳐 평생 불편한 몸으로 로저였지만, 제이크는 로저를 불편해하는 주위 친구들 때문에 로저와 한동안 거리를 뒀다.

로저의 죽음 이후, 제이크는 친구의 외로움과 상처를 외면했던 죄책감에 힘들어하던 와중에 크리스 목사(조슈아 웨이겔)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삶의 소중한 의미를 깨닫고, 무관심한 침묵의 세상을 향해 희망을 가져오는 행동을 시작한다.

▲영화 ‘세이브 어 라이프’.

▲영화 ‘세이브 어 라이프’.


이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맥주탁구 장면이나 파티 장면은 그간 기독교영화들이 연출하기 꺼려했던 청소년들의 유흥문화를 실감나게 묘사한다. 이 장면들은 90년대 TV시리즈로 방송되던 청소년 드라마 ‘베벌리힐즈 아이들’을 연상케 한다.

청년부 목사이자 영화의 제작자인 짐 브리츠는 “그간 기독영화에서 표현된 파티 장면들은 대부분 엉성하고 가식적이라 왜 사람들이 이런 삶을 원하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강렬한 록음악과 감각적인 팝음악도 기독교영화의 편견을 깨뜨리는 주된 요소다.

스크린을 가득 채운 영화 속 청소년들은 주, 조연 배우를 제외하고는 그 지역의 학교와 뉴송 커뮤니티 교회의 청소년들이다. 영화 속에는 제이크가 맥주탁구 경기도중 파티장을 뛰어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 지역에서 일어난 실제 에피소드라 한다. 영화에는 실제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청소년이 직접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영화의 배경은 미국이지만 십대들의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별로 다를게 없는 듯 하다. 얼마 전 한 국회의원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한국의 청소년들 가운데 60%가 자살을 생각해보거나 실제로 자살 시도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십대들은 겹겹이 ‘우겨쌈’ 당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영화는 말한다. 한 사람이 변화될 때, 주위 환경이 변화되며 모두가 변화될 수 있다고. 영화를 관람하는 청소년 당신이 희망의 릴레이에 동참할 때,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오는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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