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호 목사 봉은사 홈페이지 사과글 전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최근 찬양인도자학교의 진행 과정 속에 일어난 불미스러웠던 일로 마음의 상처와 혼란을 겪으신 봉은사 주지 스님을 포함해 봉은사 그리고 모든 불자님들께도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합니다.

지난 주 25일(월) 오후 처음 영상물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고, 봉은사 일요 법회에서 상영된 영상을 보았습니다. 저 역시 너무 놀랐습니다. 아무리 철없는 청년들의 행동이었다고 하나 봉은사나 불자님들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영상물이었으며 타종교나 종교인을 배려하지 않은 비도덕적인 모습이었고, 부끄러운 마음에 더 이상 영상물을 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날 저녁까지 어떻게 이런 영상이 만들어졌는지 사실 관계를 알아보고 저희의 큰 잘못이 확인되어 화요일 오전에 봉은사로 연락하여 사과의 뜻과 방문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를 제작한 관련 청년들 역시, 자신들의 행동으로 피해를 보게 된 분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고 27일 오전 9시에 봉은사로 방문하여 주지이신 명진 스님과 면담을 통해 정중하게 사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정 종교를 폄하할 의도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큰 아픔을 드린 것에 용서를 구했습니다. 영상을 찍고 편집한 청년 역시 과정에서 과도하게 연출한 것에 대해 사과하였습니다. 반복하여 무지하고 무례했던 태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렸고 재차 용서를 구했습니다. 잘 가르치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기에 학교와 책임자인 저에게도 많이 꾸짖어 주십사 요청드렸습니다.

에즈37은 예배사역단체로 주로 교회 내 음악인을 위한 단기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찬양인도자학교의 ‘거리에서의 찬양 프로그램’은 학교 과정 10주 중에 한 주 ‘OFF Day’란 이름으로 40여 분간 진행되어 왔습니다. 주로 강남역 주변에서 찬양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조별 친목 모임으로 가져왔습니다. 이번 기수에도 노숙자와 만남을 갖거나, 주변 거리를 청소하는 등 창의적인 거리 프로그램으로 적용한 사례가 있어 자체적으로도 큰 격려가 되었는데,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다른 조와는 다르게, 조금 특별한 것을 해보자는 우발적인 생각과 행동이 이토록 큰 결과를 가져올지 몰랐던 것입니다.

학교 역시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분명하게 프로그램의 취지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여겨 깊이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저희는 그동안 진행되었던 찬양인도자학교 뿐 아니라 올해 진행을 준비 중이던 6주-10주 가량 진행되던 7개의 단기 학교를 중단하면서 공지한 바 있습니다. 저희는 최소한 내년 초까지는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그동안의 저희 모습을 평가하고 바르고 성숙한 모습을 갖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영상과 관련되었던 해당 조의 청년들 역시 많이 뉘우치고 또 많은 것을 배웠을 것입니다. 이들 역시 이 일로 자신의 얼굴과 이름까지 공개되면서 마음의 큰 상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들과 여전히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계실 모든 분들이 속히 치유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들의 잘못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0. 11. 2

에즈37(찬양인도자학교) 대표 최지호 드림

PS. 저희들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기에 재차 사과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저 역시 종교인이고 신을 두려워하는 사람입니다. 한 쪽에서는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고 한 쪽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하진 않습니다.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사과의 말씀을 전했던 수요일(28일) 0시에서 3시 사이에 멀리 태백에서부터 서울, 경기 각 지역에서 살던 청년들을 처음 대면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해당 청년들에게도 크게 혼을 내주었습니다. 그 날 이후 이들을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모두 자숙하며 지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는 이 일로 계획하던 상당부분의 일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저희에게는 큰 손실이 있지만 해당 청년들과 함께 값을 치룰 생각입니다. 무지와 무례했던 대가로 말입니다. 여러분에게 너무 많은 상처와 아픔을 드린 것을 알지만 저희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주십시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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