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코르다(1928-2001)가 처음으로 사진을 찍은 것은 1946년 그의 여자친구이자 모델이었던 욜란다를 아버지의 35m 카메라로 찍은 것이었다.
그는 이때부터 작은 사각 프레임 안에 담을 수 있는 아름다움에 이끌려 부업으로 생일잔치, 결혼식 등 행사 촬영을 하다가 1954년에 친구 루이스 퍼스 바이어스 (Luis Pierce Byers)와 아바나(La Habana)의 오 렐리 거리 (O’ Reilly)에 상업스튜디오를 열어 본격적으로 광고사진작가의 길에 들어선다.
코르다는 2001년 마크 샌더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 쿠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들을 만나기 위해 유명한 패션사진작가가 되고 싶었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을 흠모했다.
이러한 그의 여인의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은 평범한 소녀들을 모델로 발탁하고, 혁명광장에서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여인들 중에서 매혹적인 여인을 찾아내어 카메라에 담는 등 그가 찍어낸 독특한 쿠바 여인들의 아름다운 사진에서 잘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코르다라는 작가의 사진을 많이 접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쿠바 혁명 이후 카스트로를 동행하며 찍은 사진을 통해서이다. 20세기 혁명가의 아이콘으로 진보와 저항의 상징이 된 체게바라의 얼굴사진 게릴레로 에로이코를 찍은 것도 이 시기이다.
여인의 아름다움과 혁명을 함께 사랑하며 이 안에서 자신의 열정을 바칠 피사체를 찾은 코르다는 카스트로, 체게바라 등 혁명군의 열정적인 그러나 매우 인간적이며 소박한 모습을 담아 세계에 알렸으며, 한편으로 쿠바인들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렌즈 안에 고스란히 담아 내기도 했다.
카스트로를 따라 미국, 소련, 베네수엘라 등 외국은 물론 쿠바 국내를 두루 여행하며 그가 사랑했던 쿠바와 쿠바인들의 모습을 촬영하던 코르다는 1968년 이후에 일어난 쿠바 내부의 정치변동을 계기로 혁명사진은 뒤로하고 쿠바 과학자들과 함께 카리브해 연구에 동참하여 수백 여장의 해저 사진도 찍어낸다.
오는 24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1층 특별전시장에서 열리는 ‘체게바라와 쿠바, 코르다 사진 전’은 이렇게 코르다가 찍은 사진 들 중에서 그의 열정을 가장 잘 드러내는 네 가지 주제 – 리더, 사람들, 여인, 바다로 나누어 보여준다.
한편 본격적으로 코르다의 작품을 감상하기에 앞서 ‘스튜디오 코르다’라는 제목아래 아바나의 스튜디오 코르다와 그가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모습 등을 담은 대형 사진을 통해 코르다의 사진에 대한 열기를 한껏 느낄 수 있게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