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채 묵상노트]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 한기채 목사

▲ 한기채 목사

본문: 눅 17:7-10

7 너희 중 누구에게 밭을 갈거나 양을 치거나 하는 종이 있어 밭에서 돌아오면 그더러 곧 와 앉아서 먹으라 말할 자가 있느냐 헬, 기대어 누워 있는지라(유대인이 음식 먹을 때에 가지는 자세)
8 도리어 그더러 내 먹을 것을 준비하고 띠를 띠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에 수종들고 너는 그 후에 먹고 마시라 하지 않겠느냐
9 명한 대로 하였다고 종에게 감사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

<‘종’이라는 말의 의미>

밭에서 돌아온 종에 대한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이야기로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너무한다 싶습니다. 그 당시 종이란 주인의 소유의 일부로 여겨질 뿐 인격적인 존재로 취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밭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기진하고 허기진 상태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 하고 주인이 식사를 다 마치기까지 곁에서 수종을 들며 기다려야 한다는 상황은 너무 비인간적입니다. 더구나 그렇게 수고한 종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것은 정말 매정합니다. 종에게는 의무와 책임만 있을 뿐 아무런 권리도 상급도 없습니다. 자기 일을 다 하고 스스로 부족한 것을 자책하면서 “저는 무익한 종입니다. 제가 한 일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종>

이것은 당시 종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종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세상 사람의 종이 되지 않고 하나님의 종이 된 것은 다행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종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도 자기의 상전을 그렇게 모신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어떻게 섬겨야 할까요? 우리가 사역을 하면서 인정받고, 칭찬받고, 대접받고, 영광 받을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의 유익을 구하고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고 자기를 앞세워서도 안 됩니다. 그저 맡겨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의 사역을 통해서 오직 하나님만이 영광을 받으시게 해야 합니다. 만일 누가 칭찬을 한다면 ‘저는 무익한 종입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게 하나님의 종입니다. 그러나 결코 하나님은 우리를 세상의 주인처럼 그렇게 냉정하게 대하실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런 자세로 일할지라도 하나님은 세상의 어떤 좋은 주인보다 우리를 위하실 분입니다. 우리가 할 일을 하면 하나님은 하나님 편에서의 일을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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