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 감독의 영화이야기] 크리스마스 영화
얼마 전 아내의 생일을 앞두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선물을 고르고 있을 때였다. 함께 일하는 프로듀서 한분이 정중하면서도 애정 어린 충고를 필자에게 해주었다. “감독님, 아무리 바쁘셔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선물을 고르시는 건 좀 그렇지요.”라며 자신의 주변에서 듣고 보았던 피해사례를 생생하게 중계해주었다. 한 마디로 내용을 요약한다면, 가짜가 너무 판을 쳐서 선량한 인터넷 쇼핑몰업자들이 오히려 매출감소의 손해를 본다는 것이었다.
16세기의 영국 금융가였던 토마스 그레샴이 말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란 말처럼 그야말로 가짜가 진짜를 몰아낸다는 말이 현실화된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던 필자는 인터넷 쇼핑을 멈추었고, 아내의 생일날은 한강 고수부지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직접 제과점에서 구매한 생일 케익을 사이에 두고 아내와 둘만의 조출한 파티를 즐겼다. 아무래도 가짜나 짝퉁보다는 진짜가 나은 법이다. 물론, 아내는 필자의 선택을 매우 만족했었고 행복해 보였다.
이사야 선지자가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고, 그가 상처를 받은 것은 우리의 악함 때문이다.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써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매를 맞음으로써 우리의 병이 나았다.”(이사야53:5)라고 예언했던 것처럼 이제 곧, 우리 인류의 구세주이시며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일인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예수님의 생일인 크리스마스에 정작 주인공이신 예수님은 외출중이신데 온갖 화려한 생일상과 세상의 모든 선물은 가짜 주인공인 산타클로스가 다 챙긴다. 만약 필자의 아내 생일에 누구든 대신 축하를 받고 케익과 선물까지 받게 된다면 얼마나 그 상황이 썰렁하고 황당해질까? 현실에서 그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며 얼마나 황당해질까?
그런데, 실제로 예수님의 생일인 성탄절이 가까워지는 때면 어김없이 자신이 성탄절의 주인공이라고 타의에 의하여 등장하게 되는 이가 산타클로스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믿는 자든 믿지 않는 자든, 진짜 성탄절의 주인공이신 예수님대신에 코카콜라 광고의 전속 모델이자, 본의 아니게 성탄절의 가짜 주인공이 된 소아시아 파타라시 출신의 세인트 니콜라스, 즉 산타클로스에게만 관심을 쏟고 있다. 산타 할아버지는 원치 않으셨겠지만, 어찌되었던 산타는 남의 생일상을 빼앗아 간 나쁜 악역을 맡은 ‘산타’가 되어 버린 셈이다.
영화에서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듯, 주인공이 아닌 자가 주인공인 것처럼 행세를 한다면, 그 역할은 어찌되었건 십중팔구는 나쁜 캐릭터일 것이다. 영화의 관객들은 대부분 그런 캐릭터를 주인공보다 더 대접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성탄절이 가까워오면, 온통 아이들은 성탄절의 가짜 주인공인 산타에만 열광하고 환호성을 한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마태복음 1:23)라고 성경에 말씀하신대로 하나님이 우리 인간들을 이처럼 사랑하사 이 세상에 당신의 아들을 인류구원을 위한 희생물로 처녀를 잉태케 해서 이 땅에 예수님을 보내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독생자이신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는 점점 인기를 잃어 가고 계시는 것만 같아서 필자는 정말 안타깝다. 이번 크리스마스만큼이라도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고 기뻐하는 크리스천들 가정에서는 ‘산타클로스’와 함께 지내는 성탄절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가 진정 주인공이 되시게 하는 크리스마스가 되도록 만들었으면 정말 기쁘겠다.
우리 믿는 자들 모두 합심하여 적어도 크리스마스 때는 거리 곳곳에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진정한 축제가 열리게 되기를 기도해야만 한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특히, 얼마 전 슬픈 일을 당하신 해병대원들과 연평도 주민들의 생각을 해서라도 세계적 브랜드인 코카콜라가 홍보목적으로 만든 산타만 쫓지 말고 진정한 성탄절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을 맞아들이시기 원한다.
믿는 자들이여! 주님 오신 이 성탄절에 쏟아져 나오는 산타와 각종 크리스마스 영화를 멀리하시고, 오직 주안에서 기쁨과 평강을 만끽하시라. 할렐루야!
최재훈 감독(Hnb픽처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