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루저’에게도 신실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최재훈 감독의 영화이야기] 포레스트 검프(1994)

▲영화 ‘포레스트 검프’.

▲영화 ‘포레스트 검프’.

인터넷 뉴스를 통하여 북한에서 토끼풀로 연명하던 23세의 꽃제비 처녀가 결국 수확을 앞둔 밭두렁 사이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다. 사진으로 바싹 말라 비루한 그녀의 생전의 모습을 접한 필자는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더라면 한창 꽃피웠을 그녀의 젊음이 북녘에서 태어 났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불쌍하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북녘 땅을 지배하는 그 폭군그룹들이 또 다른 수많은 꽃제비들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아프게 필자의 폐부를 아직도 찔러 온다.

자신들이 왜 그 땅에 태어났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 까닭도 원망할 대상도 미처 찾지 못하고 북녘의 산하 곳곳에서 주린 배를 욺켜 잡은 채 마른 풀처럼 사그라져 갈, 수많은 본루저(Born Loser:실패한 채 태어난 자)들이 존재하는 그 동토의 땅에 하루빨리 하나님의 복음이 제대로 전파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심정으로 오늘은 눈물로 기도하며 이 글을 쓴다.

성경 말씀을 보거나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본루저들은 존재했다. 성경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본루저로는 모세를 들 수 있다. 이스라엘이 애굽 땅에서 핍박받던 그 시절, 나일 강에서 건져진 히브리 사내아이가 바로 공주의 양자로 입양되었고, 그 슬하에서 장성한 모세는 혈기로 한 애굽인을 죽이고 미디안 땅으로 도피하게 된다. 그 후 모세는 40년 세월을 하릴 없이 양 떼를 치면서 보내다가 호렙산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만난다.(출애굽기 2장- 3장) 그 후 모세가 어떤 기적을 행할 수 있었는지는 너무 유명한 이야기이므로 지면 관계상 생략하기로 한다.

역사적으로는 미국의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은 대표적 본루저로 언급할 수 있겠다.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실패한 채로 태어났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하나님을 만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힘입어 성공자로 살다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면서 생을 마감하였다.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님께서 자주하시는 말씀 중에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역사가 일어나고,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면 기적이 일어난다.” 이 말씀은 참으로 옳으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사족을 달자면, 김장환 목사님 자신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본루저 중의 한분이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피조물로 태어난 인간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고 알게 될 때, 우리 삶에는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할 만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 이쯤에서 슬쩍 필자는 스스로를 본루저라고 말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필자 또한 본루저이다. 아직 사회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에서 성공자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인생의 딜레마 지점마다 항상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받아 필자는 씩씩하게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자랑이 아닌 간증을 해본다면, 플롯포인트(이야기의 구성점)라고 할 수 있는 삶의 고비마다 태산 같은 크기로 인생길을 가로막고 나서던 모든 문제들을 정확히 그 시기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항상 드라마틱한 하나님만의 방법으로 필자의 삶에 역사하셨다. 이 부분에서 다시 한 번 사도 바울의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하신 그 고백이 바로 필자의 고백이라고 말하게 된다.

감히 사도 바울의 고백을 필자의 고백이라고까지 말해놓고 보니,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의 엄마가 포레스트에게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야. 다음에 무슨 맛 초콜릿이 잡힐지 아무도 모르거든."이라고 말하던 대사가 문득 떠오른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본루저를 다룬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도 필자가 참 감동 깊게 보았던 영화다. 보는 사람들에 따라 많은 감상평들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필자가 좋아하는 영화중에 하나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

▲영화 ‘포레스트 검프’.


영화에서 본루저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 분)는 아이큐가 75에 불과한 아이로 등장한다. 포레스트의 어머니는 대단히 열성적이며 희생적이어서 다리가 불편했던 아들에게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교육의 기회를 주기위해 자신의 무엇이든 희생하고자 하는 남부의 여인이다. 어머니의 열성으로 학교에 입학한 포레스트는 보통 사람보다 좀 모자라는 자신을 친절히 대해주던 친구 제니를 만나 학교를 무사히 다닌다. 어느 날 나쁜 아이들을 피해 도망치던 포레스트는 바람처럼 달릴 수 있는 소질을 보이게 되고 운 좋게도 미식축구 선수로 고등학교도 가고, 급기야 대학에까지 축구 선수로서 입학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으며 성장한 제니는 자신의 꿈인 가수가 되기 위해 애쓰다가 대학까지 제적당하고 히피 그룹들과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닌다. 한편 청년이 된 포레스트는 대학 졸업 후 군대에 입대하여 베트남에서 빠른 다리 덕분에 전우들을 구하는 공을 세운다. 훈장까지 받고 제대한 포레스트는 전장에서 죽은 동료의 꿈을 따라 새우잡이 어선의 선주가 되어 군대 상관이었던 댄 중위와 함께 새우를 잡아 큰돈을 모아 병원과 교회 그리고 죽은 전우의 유가족에게 돈을 모두 나누어 준다. TV에서 그런 포레스트를 본 제니는 그에게 연락해 아들이 있다는 것과 자신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걸 알리고 둘은 결혼을 한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본루저의 또 다른 성공의 모습을 충분하게 다룬 아름다운 영화였다.

믿는 자들이여! 자신이 본루저라고 생각하시는가? 당신의 한숨소리에 지금 이 시간에도 가만히 귀 기울이시고 계신 여호와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시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당신의 삶 다음 페이지에서 전적으로 기적 같은 역사를 이루시게 될 것이다. 할렐루야!

최재훈 감독(Hnb픽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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