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택 목사 학력 문제, 결정적 단서 또 드러나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같아야 할 본교 성적과 편입 성적 기록이 서로 달라

익명의 제보로 시작됐던 박형택 목사(예장 합신)의 학력과 관련, 이번에는 급기야 상이(相異)한 2개의 성적표가 나오면서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어지게 됐다.

그간 학력 논란에 휩싸였던 박형택 목사(예장 합신)는 성서대측에 개인정보보호요청을 함으로 학적을 확인할 수 없게 해 더욱 궁금증을 증폭시켜왔다. 이에 최근 본지 기자의 변호인은 서울신학교와 한국성서대학교에 사실조회신청서를 발송, 두 학교에 보관돼 있는 박형택 목사의 ‘서울신학교 학업성적증명서 사본’을 입수했다.

박형택 목사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서울신학교(비인가) 학적을 근거로 한국성서대(각종학교, 당시 성서학교)에 진학했으므로, 당연히 두 학교에 보관된 ‘서울신학교 학업성적증명서’는 일치해야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두 학업성적증명서는 상당 부분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먼저 서울신학교 보관용 성적증명서에 따르면 박형택 목사는 1971년 서울신학교에 입학해 1976년 졸업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성서대에 제출한 서울신학교 성적증명서에는 1974년 서울신학교에 입학해 1976년 졸업한 것으로 되어 있다.

 

 

▲서울신학교에 보관돼 있는 박형택 목사의 ‘서울신학교 성적증명서’ 중 1학년 부분(위)과 한국성서대에 보관돼 있는 박형택 목사의 ‘서울신학교 성적증명서’ 중 1학년 부분(아래). 둘 다 서울신학교에서 발행한 것인데, 1학년 성적표가 서울신학교에 보관된 것과 성서대에 보관된 것이 다르다.

▲서울신학교에 보관돼 있는 박형택 목사의 ‘서울신학교 성적증명서’ 중 1학년 부분(위)과 한국성서대에 보관돼 있는 박형택 목사의 ‘서울신학교 성적증명서’ 중 1학년 부분(아래). 둘 다 서울신학교에서 발행한 것인데, 1학년 성적표가 서울신학교에 보관된 것과 성서대에 보관된 것이 다르다.

더 황당한 것은 수강 과목도 상당 부분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서울신학교에서 보내온 증명서에는 1학년 1학기에 구원론, 교회사, 교회정치, 인죄론, 기독교교육학, 목회학, 변증학, 구약사, 바울서신, 영어 등을 수강한 것으로 돼 있는데, 한국성서대에서 보내온 기록에는 기독론, 교회사, 설교학, 교육학, 한국사, 신약개론, 목회서신, 로마서, 영어, 헬라어 등을 수강한 것으로 돼 있다. 바울서신과 목회서신을 동일한 과목으로 간주해도 일치하는 것이 10과목 중 4과목에 불과한 것이다. 동일한 과목도 점수가 다르다.

더군다나 수강과목에 일반적으로 신학교 1학년 과정에는 잘 포함되지 않는 과목들이 너무 많이 포함돼 있는 점도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박형택 목사의 학력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두 성적증명서 중 하나가 가짜거나, 둘 다 가짜라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모 대학 학적 담당 관계자는 이같은 기록에 대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초 본지는 박형택 목사의 학력을 확인한 결과 군 복무 기간 중 학점을 취득한 기록이 있어 이를 지적하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서울신학교(비인가) 학적부에는 그가 1971년도에 입학, 72년도 1, 2학기, 75년도 1, 2학기, 76년도 1, 2학기를 이수한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박 목사는 72년 9월 입영해 75년 7월 전역했다. 따라서 72년 2학기와 75년도 1학기 기간 동안 박형택 목사는 군대 복무 중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형택 목사는 군대 복무 기간 중 학점이 기록된 해당 학교의 성적표가 학교측이 수기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실수한 것 같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학교측은 이 일에 대해 오래 전이라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박형택 목사의 학력에 대한 본지의 질의에 대해 “(학력) 무효” 판단을 내리며 “졸업 취소”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두 차례의 공문으로 보내온 바 있다. “비인가학교(서울신학교)에서 취득한 학점은 고등교육법상 인정될 수 없으며, 이러한 학점을 근거로 (대학에 준하는 4년제) 각종학교로 편입학한 것은 ‘무효’”라는 이유였다. 이 사건은 현재 법원에서 재판 중에 있고 본지는 그 진행과정을 자세히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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