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목사와 홍정길·하용조 목사, 그리고 김문수 지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이취임예배 이모저모

▲이동원 목사와 진재혁 목사가 홍정길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웃음짓고 있다. ⓒ지구촌교회 제공

▲이동원 목사와 진재혁 목사가 홍정길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웃음짓고 있다. ⓒ지구촌교회 제공

故 옥한흠 목사를 비롯해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등은 오랜 시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26일 있었던 이동원 목사의 원로목사 추대예배에서도 이같은 ‘우정’이 잘 드러났다. 이 목사는 지난 9월 옥 목사의 소천에 “넷 중 가장 큰 바퀴가 빠졌다”며 안타까워한 바 있다.

홍정길 목사는 설교에서 이동원 목사를 향해 “이동원 목사가 한국교회에서 했던 사역으로 보면 은퇴해도 유감이 없을 정도”라면서도 “단 한 가지, 형님 앞에서 건방지게 은퇴 운운하는 건 유감”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이동원 목사는 인사말에 앞서 “그동안 홍정길 목사님의 뒤를 늘 따르는 입장이었는데, 하나 앞선 것이 생겨서 너무 좋다”며 “하지만 홍 목사님 장례식에서는 반드시 제가 설교하겠다”고 말하는 등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몸이 편치 않은 상황에서도 축사를 위해 지구촌교회를 찾은 하용조 목사는 “이동원 목사님 얼굴과 ‘원로’라는 말이 잘 맞지 않는다”며 “원로라고 하면 좀 늙어서 이제 집으로 가야 할 표정이어야 하는데 이 목사님은 새로 출발하는 신랑같은 모습이어서, 원로 밑에 ‘청년 원로목사’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덕담했다. 하 목사는 진재혁 목사를 향해서는 “얼굴이 창조적으로 생기셨다”며 “창조적 목회를 해 달라”고 말해 성도들을 폭소케 했다.

한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하용조 목사가 “김 지사님의 말씀에 충격을 받았다”고 할 정도로 울림이 깊은 격려사를 전했다.

▲김문수 지사가 격려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문수 지사가 격려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아직 많은 세월이 남으셨고 그동안 애를 써 오셨는데 너무 일찍 떠나시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연 김문수 지사는 “예수님께서 33세에 죽지 않으시고 103살까지 사셨다면, 총각으로 십자가에 달리지 않으시고 자식을 10명쯤 낳으셨다면, 혼자 십자가에 매달리지 않으시고 결혼해서 이쁜 부인이 있었다면, 지구촌교회처럼 큰 교회를 두고 떠나셨다면 과연 그 분이 우리에게 가르치신 것이 무엇일까, 그 분께서 마굿간에 오시지 않고 왕실의 왕자로 오셨다면 우리들에게 무엇을 남기셨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주교인으로 알려진 김 지사는 “지구촌교회보다 큰 교회가 많지만, 이 목사님이 남기고 떠나시는, 채우지 않고 가지지 않고 다 버리고 떠나신 바로 이 모습이 큰 가르침과 교훈을 준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어 “제 마음 같아서는 ‘원로’ 목사도 안 하셨으면, 오늘 축가도 없었으면, 이런 모임 자체도 없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고, 더 큰 감동을 받았을 것”이라며 “교회도 요새 훌륭한 일들 많이 하지만, 더 많이 비워야 더 많은 사랑, 더 큰 사랑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동원 목사님이 남기시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떠나라, 가지지 말라, 비우라는 것”이라며 “이동원 목사님에게 보이는 그 뒷모습이 당신께서 이루셨던 어떤 것보다 소중하고, 더 아름답고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신다”고도 했다. 또 “오늘 진재혁 목사님께 9권의 매뉴얼을 주셨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목사님들께, 이 자리에 오신 선배 목사님들 뿐만 아니라 이 땅의 많은 목사님들과 성도들에게, 전세계 지구인들에게 가르침을 주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마지막으로 “떠나라, 채우지 말고 떠나라, 나타나지 말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당신께서 더 낮고 뜨겁게”라며 “그리고 북녘 땅에, 깜깜하고 십자가도 없고 예수도 없고 교회도 없고 사랑도 없는, 죽음과 어둠과 절망 속으로 이동원 목사님께서 지금 떠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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