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유산 가진 균형된 리더십 꿈꾼다

SF=임형진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인터뷰] 북가주 UMC 최초 2세 독립교회 저스틴 류 목사

▲저스틴 류 목사.

▲저스틴 류 목사.

북가주 한인 연합감리교단에서 처음으로 2세 독립교회가 세워졌다. 뉴크리에이션(New Creation) 연합감리교회(저스틴 류 목사)다. 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에서 이성호 前 담임 목사가 시무하던 시기에 영어부 회중에 의해 한어권의 지원과 기도 하에 만들어졌다.

뉴크리에이션 연합감리교회는 독립한 이후, 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 예배당 건물을 함께 쓰면서 독립된 예배당을 찾기 위해 그간 계속 노력해 왔다. 독립된 예배당을 가지자면 추가적인 재정 부담을 감수해야 하지만, 2세 독립교회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다. 그리고 지난 2일 드디어 새 예배당인 캠벨 연합감리교회(1675 WInchester Blvd Campbell, CA 95008)에서 예배를 드리게 됐다.

이 교회를 맡아서 시무하게 된 저스틴 류(Justin Ryu) 목사는 북가주UMC 최초 2세 독립교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미 양국의 유산을 가진 균형된 세대를 키우는게 꿈”이라며 비전을 밝혔다.

“한인 2세들은 한국과 미국 두 문화 중에서 장점만 혹은 단점만 가질 수 있습니다. 한국인 부모들로부터 가난과 억압 속에서 약자의 아픔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중산층에는 기독교적인 가치를 배울 수 있지요. 둘 다 가지고 있으면 어디서도 찾기 힘든 균형된 리더십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인의 이민사회 정책은 아이들이 한국적인 것을 버리고 미국화되는 것을 더 좋아해 결과적으로 양쪽 다 잃어버리게 됐다”면서, “2세들이 한국의 유산도 잊지 않고 미국의 유산도 간직하면서 성장하길 바란다”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

류 목사는 29세에 미국에 와서 아틀란타에서 영어권 목사로 4년, 오클랜드에서 4년, 이후 미국교회 담임을 3년간 맡았다. 비록 1세 목회자이지만 그동안 계속 영어권 쪽으로만 사역하다보니 이제는 영어권 예배가 더 편해졌다고 한다. 처음에 유스부를 맡다가 대학부, 나중엔 미국회중 담임을 맡게 됐다. 한인 2세사역을 적극적으로 돌보기 위해 안정된 자리를 내려놓고 북가주로 오게 됐다.

류 목사는 “한인 2세 아이들이 백인 아이들과 잘 어울릴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하다”며, “나이 들수록 점점 더 안 어울린다. 백인만 있는 경우라면 예외지만, 아시안이 있으면 아시안 끼리만 어울린다. 백인 아이들 앞에 있으면 위축되고 당당하지 못한 면도 많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미국교회에 와서 한인 2세 아이들이 백인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함께 일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 한다”고 밝혔다.

또 “한인 2세들이 재정적으로는 성공했을지는 모르지만, 이민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측면에서 이민사회에 기여를 못하고 있다”며 “이는 한인 2세들이 한국적인 가치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동시에 미국적인 중요한 가치도 전혀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한인 2세들이 한인과 이민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지요.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대변해 줘야 하는데 부모들과 상관없다는 듯이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개인적으로만 성공했을 뿐이지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서는 전혀 영향력을 주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그는 한인교회가 2세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데 대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민교회 목적은 이민자를 돌보는 것인데 많은 이민교회가 차세대 키우는 것을 목표로 잡지만 여전히 주요 목적은 이민자를 돌보는 데 그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한계는) 교회 역사가 오래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민교회가 이민자들을 회복시키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밖에 없다. 이민자들의 가진 상처를 치유하고 돌보는 것은 어머니가 아이를 키우면서 영양분을 다 쏟아내는 것과 같이 고통스럽고 희생이 필요한 힘든 일이다. 마음은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2세 사역까지 신경쓰며 가기엔 사실상 벅차다.”

이 같은 이민교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 류 목사는 2세 교회가 독립된 모델이 나올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인교회 내에 영어권이 있을 경우, 모교회가 크면 재정적으로는 안정적이다. 한어권이 커지면서 영어권도 비례적으로 커지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되면 한인 2세들이 독립적인 리더십을 갖기 어렵다는 데 있다. 어느 정도 자라면, 더 높은 신앙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한계적이다.”

“한인 2세들이 리더십과 주인의식이 있어야 하고 교회내 갈등이 있으면 해결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갈등이 생기면 이들은 교회를 바로 떠나버린다. 자기 교회가 아니라 부모님 교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뉴크리에이션 연합감리교회는 이제 2세 독립교회의 하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2세 독립교회가 작은 수로도 독립적인 운영을 해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보다 훨씬 더 큰 재정적 규모를 갖고도 대다수 한인 2세 독립교회는 재정독립에 실패하거나 독립해 나갔다가 무너지고 다시 한국교회로 돌아온 경우가 부지기수. 그만큼 헌신된 한인 2세들을 찾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류 목사는 “이제 편안한 곳이 아닌 광야같은 곳으로 나왔다. 그런 각오를 하고 2세 독립교회를 시작하고 있다. 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환경 속에서 인간의 능력과 조건이 아닌 하나님의 큰 은혜를 바라고 경험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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