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단어가 없는 그곳, 정치범수용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동대 북한인권학회 주최 전시회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

대학생들이 주도해 젊은 감각의 북한인권운동 모델을 제시할 전시회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모든 것,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가 다음달 2-14일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관련 전시회가 화랑이 밀집한 인사동에서 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정치범수용소 내 의식주 실태 등 비극적 생활사를 인간의 관점에서 조명한 사진들과 영상, 포스터, 설치작품, 문헌 등이 진열될 예정이다. 또 현재 요덕수용소에 수감된 오길남 박사의 두 딸 사진 전시와 함께 구명운동도 소개된다.

특히 갤러리에서는 로버트 박 선교사를 비롯한 북한인권 운동가들과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이 돌아가면서 상주하며 관람객들에게 북한인권 실태와 수용소 현황을 설명하게 된다.

전시기간 매일 오후 4-5시 진행되는 질의응답에는 로버트 박 선교사(5일)를 비롯, 정베드로 목사(북한인권단체연합회 사무총장, 14일), 정성산 감독(뮤지컬 <요덕스토리>, 6일), 김성욱 기자(리버티헤럴드, 7일), 이지혜 변호사(11일) 등과 정광일 씨(15호 요덕수용소, 8일), 김혜숙 씨(18호 북창수용소, 9일), 강철환 기자(15호 요덕수용소, 10일), 김태진 씨(15호 요덕수용소, 12일), 김영순 씨(15호 요덕수용소, 13일) 등 수용소를 체험한 탈북자이 나와 증언한다.

이번 전시회는 한동대 북한인권학회 ‘세이지’가 기획했다. 이들은 ‘청년들의 눈으로 바라본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인권문제’에 대해 알릴 필요성을 느껴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

총 기획을 맡은 하임숙 학생(산업정보디자인학부 4)은 “청년들이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통일을 준비하는 세대로서 책임이자 의무”라며 “이 전시회를 통해 대한민국 많은 청년들이 북한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고 마음으로 공감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범 수용소란 ‘체제에 위협이 되는 자들과 그의 가족 3대를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 수용해 처벌하는 유형지’로, 한번 수용되면 광산과 벌목장 등에서 처참한 강제노동과 고문, 각종 폭력에 시달리다 대부분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란?

정치범 수용소에는 한번 수감되면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는 ‘완전 통제구역’과 장기간 강제노동이 끝나면 일말의 석방 가능성이 있는 ‘혁명화 구역’이 있다. 혁명화 구역은 요덕수용소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정치범들이 주로 수용되는 완전 통제구역이다.

정부에 따르면 북한에는 현재 6곳의 정치범 수용소가 있으며, 수감 인원은 15만 4천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수감 인원을 약 20만명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한때 정치범 수용소 10곳을 운영한 적도 있지만, 1990년을 전후해 국제 인권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실태조사를 요구하자 국경지대의 4곳을 폐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6곳의 수용소는 평남 개천(14호)와 북창(18호), 함남 요덕(15호), 함북 화성(16호), 청진(25호), 회령(22호) 등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천수용소 탈출자를 탈출해 국내 입국한 신동혁 씨는 “정치범 수용소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사랑 외에도 행복, 즐거움, 불행, 억울, 저항 등의 단어들은 수용소에 존재하지 않고, 덧셈과 뺄셈, 작업지시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단어와 감정만을 학습하고 노동 현장에서 주먹과 몽둥이 아래 노예로 사육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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