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독 국회의원인 황우여 의원에 대한 정치권과 불교계의 사퇴 요구가 너무 지나치다. 사건은 지난 달 6일 기독 법조인 모임인 ‘애중회’ 예배에서 황 의원이 ‘가능하면 모든 대법관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들이길 바란다’고 한 것에 대한 공격이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1월 17일 성명서를 통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진정 종교평화와 국민화합을 위한다면 황 의원을 사퇴시키고 모든 국민 앞에 참회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야당인 민주당과 민노당도 ‘종교편향의 태도가 도를 넘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노당은 논평에서 ‘종교중립을 지켜야 할 정치인으로서 신분을 망각하고 개인 신앙 활동의 수준을 넘어선 행동을 했다’고 비난하였다.
기독 국회의원이 기독인 모임에서 덕담 수준의 발언한 것을 두고 ‘종교편향’의 문제로 비난을 일삼는다면 그보다 훨씬 더한 일들에 대하여는 어찌할 것인가? 지난 해 11월 26일 국회에서는 ‘템플스테이 발전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국회의원 십 수 명(최문순, 조윤선, 김무성, 김형오, 전병헌, 정병국, 최병국 등)과 당시 문화부장관(유인촌)과 현 장관 내정자(정병국 의원)와 다수의 공직자 등이 참석하여 ‘템플스테이 예산 지원은 매우 정당하다’는 요지의 축사들을 했다.
템플스테이란 무엇인가? 국민의 세금으로 지금까지 수백억 원을 들여 특정 종교를 포교하는데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과 장관들이야말로 특정 종교의 눈치를 보느라, 종교편향을 일삼고, “정교분리의 원칙”인 헌법을 무시한 이들이 아닌가? 이것은 사적(私的)인 모임에서 발언한 황 의원의 일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매우 심각한 ‘종교편파’ 행위이다.
또 지난 2009년 박근혜 의원이 대표 발의하여 통과시킨 ‘문화재관리기금법’(5년간 5,000억을 사용할 수 있으며, 대부분 특정 종교를 위해 사용될 것을 염두에 둔 법률)은 어떤가? 그런가 하면 전 정권의 청와대 실세는 국가의 교부금을 자기 주머니돈처럼 여러 사찰에 나눠주어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 대해서는 왜 ‘종교편향’이라고 문제를 삼지 않는가?
황 의원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몇 가지를 묻고자 한다.
첫째, 신앙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사적인 모임에서 개인적인 덕담 수준 까지 문제를 삼는 이유가 무엇인가?
둘째,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에 가서 그 종교를 위한 덕담을 한 것이라 면 이를 문제 삼았겠는가?
셋째, 기독교인의 분발에 대한 표현이 불교에 무슨 피해를 주었는가?
넷째, 불교계 인사들의 종교편파 발언을 두고 기독교 교단 차원에서 문제 를 삼은 적이 있는가?
다섯째, 불교계를 위해서 발언하면 괜찮고, 그렇지 않으면 모두 종교편향 인가?
우리 사회에서 종교편향의 주제는 이미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종교편향의 문제점을 수긍했던 국민들도 그 전개 과정에서 객관성이나 공정성이 사라진 것을 알고 있다. 종교편향의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종교 간의 화합과 불편을 해소하자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치적 논리와 목소리 큰 쪽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과 기독교를 공격하는 전가(傳家) 보도(寶刀)로 사용되고 있다. 불교계도 이제 큰 종교로서, 좀 점잖아져야 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