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조각 난 한기총, 하나되게 하는 데 최선”
길자연 목사의 얼굴은 침통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기쁜 축제의 자리였어야 했을 자리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준 거부’ 논란으로 총회가 파행을 겪은 충격이 큰 듯했다.
이광선 대표회장이 정회를 선언하고 자리를 떠난 뒤 남아있던 총대들로부터 인준을 받은 길자연 목사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먼저 기도부터 했다. “한기총을 하나되게 하고, 반대하는 이들까지도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기도였다.
기도를 마친 뒤 길자연 목사는 “하나님 앞에 죄송하고 송구하고 참담하다”며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 안에서 성경적으로 풀어가야 하는데 유감스러운 상황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두 조각 난 한기총이 하나되게 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또한 제 공약들을 지키는 일에도 힘써서 한기총을 제 위치로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길 목사는 회의를 진행하던 도중에도 지금까지의 소회를 피력했다. 그는 “제가 선거에 당선되고 오늘까지 가시밭길이었다”며 “여기저기서 공갈, 협박, 위협을 하고 심지어 제가 총장으로 있는 칼빈대의 경우 이번주부터 교과부의 감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길자연 목사는 “칼빈대는 부정을 저지른 일이 없다”며 “그런데 하도 밖에서 투서를 하니까 종합감사를 하게 됐다. 감사하시는 분들이 받아온 투서들과 학교의 실상이 정반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저는 지금까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노무현 정권 때도 공갈 협박을 받았었지만 그래도 모든 일을 합리적이고 신앙적으로 치리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길 목사는 합동측 황규철 목사가 이광선 대표회장에 대해 조사처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동의하자, “회장에게 회의나 직무상에 허물이 있어도 고의성이 없을 때는 그런 결정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만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