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 논란’ 길자연 목사, 당초 계획된 일정 소화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시무예배와 기자회견 등 참석

▲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이 ‘인준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된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임원 및 상임위원장 시무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이 ‘인준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된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임원 및 상임위원장 시무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어제 일은 하루 아닌 지난 1년의 결론”

2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제22회 정기총회가 대표회장 당선자인 길자연 목사의 인준을 앞두고 정회되는 등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어진 가운데, 다음날인 21일 오전 길 목사는 대표회장 자격으로 한기총 임원 및 상임위워장, 직원 시무예배를 비롯해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등 당초 계획된 일정을 소화했다.

총회에서 길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을 반대한 회원들이 이날 길 목사가 한기총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데 반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길 목사는 이날 시무예배 설교와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의 한기총이 한국교회와 사회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특히 정치적 기관이 아닌 봉사와 헌신의 기관으로 한기총이 거듭날 것을 강조했다. 길 목사는 “지금까지의 한기총은 잊는 게 좋겠다. 한기총의 기본 정신과 신앙관을 빼놓고, 그 동안의 모든 공과를 잊은 채 새출발해야 한다”며 “한기총의 질서가 무너졌다. 한기총은 정치적 기관이 아니다. 헌신과 봉사의 기관이다. 앞으로 1년의 임기 동안 여러 임원들을 비롯한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한기총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길 목사는 파행으로 치달은 20일 총회에 대해 “신앙의 큰 계기로 삼으려 한다”며 “다 한기총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나치리만큼 커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한다”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어제의 일은 단 하루의 일이 아닌, 지나간 1년의 결론”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한기총 대표회장인수위원회 위원장이자 공동회장인 홍재철 목사는 “(길자연 목사가 어제) 대표회장을 사임하겠다는 결단까지 했었다”며 “그러나 더욱 열심히 하는 것이 오히려 한기총과 한국교회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셨다”고 밝혔다.

한편 김운태 총무는 오전 직원 시무예배에서 “(총회 도중) 이광선 목사님이 떠났지만 총회가 진행돼야 하기에 정관에 따라 조경대 목사님을 (임시 의장으로) 세워 회의를 진행했다”며 “누가 뭐라 해도 (총회는) 합법적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이 임원 및 상임위원장 시무예배 후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이 임원 및 상임위원장 시무예배 후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기총 회관 건립, 기독교 통일기금 조성
정관개정, 대북창구 일원화, 처치스테이 실행

예배 후 길 목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올 한해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길 목사는 “한기총 회관 건립을 위해 금년에 모금을 시작할 것”이라며 “한기총이 너무 협소해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진다. 한기총은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세계교회의 대표기관이기에 회관이 있어야 한다. 금년에 완공하지 못한다 해도 모금을 시작해 다음 회기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이 양화진 선교사 묘역, 아펜젤러 비석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이 양화진 선교사 묘역, 아펜젤러 비석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어 길 목사는 기독교 통일기금 조성 계획을 밝혔다. 길 목사는 “오는 2월 뉴욕을 방문해 미국 동부 교단 총회장을 만나기로 했다. 그를 만나 기독교 통일기금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갑작스레 통일이 왔을 때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안 돼 있다. 북한에 있는 우리 동포가 중요하다. 앞으로 각 교단 총회장 및 기관장들과 만나 (기독교 통일기금과 관련해) 협력하겠다. 또한 미국교회에도 호소해 남북 통일 기금이 조성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길 목사는 한기총 정관을 개정해 다시는 법 문제로 한기총이 갈등을 겪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관개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이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합리적이고 신앙적인 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길 목사는 기독교 대북창구를 일원화 해 기독교의 대사회적 신뢰도를 끌어올리겠다고 역설했다. 길 목사는 “기독교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 기독교의 책임도 있지만 (기독교의 대사회적 봉사를) 국민들이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모든 교파 및 기독교 단체와 협력해 북한을 돕는 물품은 모두 한기총이 만든 대북창구로 가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길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때 공약으로 내세웠던 ‘처치스테이’와 관련, “불교의 템플스테이를 능가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들어오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공약을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 후 길 목사는 한기총 임원 및 상임위원장 들과 함께 양화진 선교사 묘원과 용인의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을 방문해 참배했다.

한편 길자연 목사측은 오는 31일 여의도 63빌딩 2층 그랜드볼룸에서 대표회장 이취임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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