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기자회견, “대표회장 당선은 원천무효”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그냥 넘어갈 경우 더 이상 불법에 제동 걸 수 없다”

▲비대위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광원 목사, 신광수 목사, 최충하 목사, 최귀수 목사, 김병근 목사. ⓒ이대웅 기자

▲비대위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광원 목사, 신광수 목사, 최충하 목사, 최귀수 목사, 김병근 목사. ⓒ이대웅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정기총회 파행사태와 관련, 한기총 개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칭, 이하 비대위)가 21일 오후 한기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길자연 목사의 당선이 원천무효라고 재차 주장했다.

20일 정기총회는 대표회장 인준을 둘러싸고 고성이 오가는 등 논란을 겪다 의장인 이광선 대표회장의 정회 선언으로 마무리됐으며, 이 대표회장은 이후 27일 속회하겠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정기총회 파행 직후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이날 또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길자연 목사 당선 원천무효와 함께 한국교회의 자정능력 회복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한기총의 개혁을 원하는 총무 30여명이 모여 결성됐으며, 정기총회 때 인준 거부를 주도했다.

전날 정기총회에서 길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 거부를 주도하기도 한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한기총이 거룩성을 회복하여 하나님의 공의를 바르게 세우기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최귀수·최충하·신광수·김병근·김창수·이광원 목사 등이다.

비대위는 대표회장 당선자 길자연 목사는 선거관리위원회 결의에서 불법선거운동으로 자격 상실이 확인됐고 다수 총대들의 반대로 총회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 정회가 선언됐는데도 길자연 목사측 일부 총대들이 부적절한 의장을 세워 불법적인 회의를 진행하고 인준을 강행한 데 대해 “거룩한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탄식했다.

이들은 “한기총이 민족의 등불이자 한국교회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법이 엄정하게 집행돼야 한다”며 “한기총 개혁을 원하는 총무 30여명이 비대위를 결성하고 우리의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선거과정에서 불법을 행해 자격을 상실한 후보를 대표회장으로 선출한 실행위원회의 선거는 원천무효”라며 “총회를 정회한 후 대표회장이 27일에 속회할 것을 서기를 통해 공포했음에도 불법적으로 무자격자인 길자연 목사 인준을 감행한 것은 또다른 불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대표회장이 유고가 아님에도 불법선거운동으로 선거관리위원 자격마저 박탈당한 조경대 목사를 임시 의장으로 세워 회의를 진행한 데 대해 “한기총의 권위를 무시하고 질서를 어지럽힌 일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섰다.

최충하 총무(예장대신)가 낭독한 성명서의 마지막에서 이들은 “이상과 같은 불법을 자행한 길자연 목사는 즉각 사퇴하고 이 불법적 행위에 동조한 총대들은 하나님과 한국교회, 모든 총대들 앞에서 엎드려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신광수 총무는 “우리는 어느 편도 아니고 사주를 받은 것도 아니며, 오직 한기총이 정의롭고 공의롭게 바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왔다”며 “기독교계에도 이제 자성운동이 필요하고, 내부에서 개혁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최충하 총무는 “선관위에 정식으로 3건이나 고발이 들어왔고 이같은 사실을 인정까지 했는데도 (당사자는 물론 해당 후보에게도) 아무런 조치 없이 넘어간다면 한국교회에 미래가 있겠는가”라며 “이번 일을 그냥 넘긴다면 내년에 또다시 대표회장 선거에서 불법이 자행될 경우 누가 과연 제동을 걸 수 있겠는가”라고 성토했다.

최귀수 총무는 “27일 다시 속회가 될 것인데 떳떳하다면 다시 통과될 수도 있는 일이고 정정당당하게 잘못을 인정해 총대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도 있는데 자기들끼리 밀어붙여서야 되겠는가”라며 “이같은 행태는 한국교회의 분열만 불러올 뿐이고, 제2의 감리교 사태가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한기총이 거룩성을 회복하여 하나님의 공의를 바르게 세우기를 촉구한다

지난 1월 20일 한기총 제22회 정기총회에서 대표회장 당선인 길자연 목사의 인준절차가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의를 통해 불법선거운동으로 자격을 상실한 것이 확인되고, 다수의 총대들의 반대로 총회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여 대표회장이 부득불 정회를 선언하였음에도, 길자연 목사측 일부 총대들이 부적절한 의장을 세우고 불법적인 회의를 열어 인준을 강행하였다. 이에 대해 우리는 불법이 횡행하는 작금의 한기총의 현실에 대해 거룩한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제17대 대표회장 선거관리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1) 길자연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이광선 대표회장이 선관위원들을 일방적으로 임명했다고 명예를 훼손한 것(선거관리규정 제2조 1항 위반), (2) 정책발표회에서 처치 스테이건으로 허위사실 유포 및 허위진술한 것(선거관리규정 제2조 1항 위반), (3) 길자연 목사의 선거대책위원장인 홍재철 목사가 선거관리위원 1명을 대동하고 타 선거관리위원을 방문 및 지지요청한 것(선거관리규정 제9조 위반)이 불법선거운동에 해당되는 것으로 결의되었다(제22회 총회보고서 p.107).

한기총이 민족의 등불이요 한국교회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법이 엄정하게 집행되어야 할 것을 촉구하며, 한기총의 개혁을 원하는 30여명의 총무들이 (가칭)한기총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1. 선거과정에서 불법을 행하여 자격을 상실한 후보를 대표회장으로 선출한 실행위원회의 선거는 원천무효이다.

1. 총회를 정회한 후 대표회장이 1월 27일에 속회할 것을 서기를 통하여 공포했음에도불구하고, 불법적으로 무자격자인 길자연 목사에 대한 인준을 감행한 것은 또 다시 불법을 자행한 것임을 선언한다.

1. 대표회장이 유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법선거운동을 자행하여 선거관리위원 자격을박탈당한 조경대 목사를 임시의장으로 세워 회의를 진행한 것은 한기총의 권위를 무시하고 질서를 어지럽힌 일로서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

1. 이상과 같은 불법을 자행한 길자연 목사는 즉각 사퇴하고 이 불법적 행위에 동조한 총대들은 하나님과 한국교회, 모든 총대들 앞에서 엎드려 사죄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11. 1. 21.

(가칭)한기총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최귀수 최충하 신광수 김병근 김창수 이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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