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권선거’ 논란과 작은교회 목회자들의 박탈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4천만원이면 1년 예산보다 많은 돈인데…”

연일 계속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금권선거 논란을 놓고 미자립교회와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40명에게 100만원씩의 금액이 한 자리에서 살포됐다는 폭로에 이들은 착잡함을 넘어 분노까지 느끼고 있다. 합하면 4천만원인 이 금액은, 이들 교회의 1년 예산보다 많은 액수이며, 결국 그 근본 출처는 바로 성도들의 헌금일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교단들은 1년 예산이 3-4천만원 이하면 ‘미자립교회’로 보고 지원을 하고 있다. 실제로 출석 성도 50명 이하의 교회에는 ‘예산’이라는 개념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이러한 논란들이 빚어질 때마다 불신자들이 기독교나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가워지고, 주로 작은교회들이 일선에서 힘쓰고 있는 ‘불신자 전도’라는 대사명 실행은 더 어려워진다.

작은교회 한 목회자는 “한 달 예산이 300만원 가량 들어가 1년이면 4천만원 정도가 된다”며 “하지만 그 예산은 저희 사례비가 포함되지 않은 액수”라고 밝혔다. 사실 작은교회 목회자들 대부분은 따로 사례비를 받지 못하는 형편이라 이러한 논란을 바라보면서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재개발지역 한 작은교회 목회자는 “한국교회 1/5이 재개발이나 신도시·뉴타운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는데, 이런 논란까지 터져 한국교회가 이러다 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또다른 목회자는 “그런 소식을 듣게 되면 언짢기도 하고 상실감이 들 때도 있다”고 밝혔다.

한기총 금권선거 논란 이외에도 삼일교회를 비롯, 감리교회나 소망교회 등 한국 여러 교회들이 계속되는 문제들로 사회의 비난을 받는 데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한 목회자는 “사실 목회자나 교회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영혼 구원이 아니냐”며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목회자는 “무너지는 목회자 분들을 보면 그 이유가 돈과 여자, 욕심 때문인 것 같다”며 “선한 욕심이 아닌, 무언가를 가지기 위해 인위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바로 욕심이고, 교만으로 이어지지 않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이러한 가운데서도 ‘희망’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성도들을 양육하고 보살피며 새로이 불신자들을 전도하는 일에 힘쓰느라 이러한 논란을 잘 알지도 못했고, 초연한 모습들이었다.

한 목회자는 “성도들이나 전도하는 도중 불신자들이 이러한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모습을 지적해올 때 변명하지 않고 사과한다”며 “제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좀더 제가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목회자는 “이러한 논란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일함 속에 이대로 안주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들이 밀려온다”며 “부흥은 늘 어려움과 핍박, 고난 속에서 일어났듯, 이러한 죄악의 모습들이 제 자신의 모습이 아닌지 늘 돌아보고 변질되지 않으려 몸부림친다”고 이야기했다.

또 “잘 나갈 때는 욕심과 교만의 문제가 보이지 않는데, 이러한 일들을 전화위복으로 삼고 철저히 저 자신을 더 낮추고 겸손한 모습으로 유턴하려 한다”며 “문제가 있는 그 사람을 바라보면 답이 나오지 않고, 저 자신을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목회자는 “저 자신이 한 알의 밀알이 돼 금식하며 회개하는 길밖에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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