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처럼 터져나온 ‘한국교회 개혁’ 향한 외침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기도회 갖고 ‘2만 목회자 서명운동’ 돌입

▲한국교회 개혁에 뜻을 같이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은 17일 오후 7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과 소강당에서 기도회를 가졌다. ⓒ송경호 기자

▲한국교회 개혁에 뜻을 같이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은 17일 오후 7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과 소강당에서 기도회를 가졌다. ⓒ송경호 기자


이광선 목사의 양심선언으로 시작된 금권선거 개혁의 외침이 ‘한국교회와 한기총 개혁을 위한 기도회’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한국교회 개혁에 뜻을 같이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은 17일 오후 7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과 소강당에서 기도회를 갖고 ‘금권선거 추방을 위한 2만명 목회자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이날 기도회에서는 금권선거와 관련해 특정인을 비방하기보다는 각자가 스스로의 죄를 먼저 회개하고 자성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특히 참석자들의 대부분이 작은교회 목회자들이었던 반면, 대형교회 목회자들이나 한기총 지도자들은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표기도한 송일현 목사(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총사업본부장)는 “우리가 아무런 양심 없이 선지자의 소리를 외면한 채, 뇌물을 주고받아왔습니다. 우리는 남을 정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죄인임을 고백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이 시대 향하여 나는 죄인임을 외치는 자들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한국교회 새롭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서경석 목사 “저 역시 한기총 금권선거의 방조자”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가 자신 역시 금권선거의 방조자였음을 눈물로 통회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가 자신 역시 금권선거의 방조자였음을 눈물로 통회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설교자로 내정돼 있었으나 불참한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를 대신해 아모스서 5장 24절(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로다) 말씀을 본문으로 설교한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는 자신 역시 금권선거의 방조자였음을 눈물로 통회했다.

서경석 목사는 “이광선 목사님께서 처음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하셨을 때 깨끗하게 선거운동을 했다가 낙선하시는 것을 보고, 두번째 도전 때는 돈 선거를 해서라도 당선되셔서 다시는 금권선거를 못하도록 제도 개혁을 하시라고 말씀드렸었다”며 “시민단체에서 금권선거 추방운동을 했던 제가 그런 얘길 했다. 저도 똑같은 죄인이다”라고 고백했다.

서 목사는 “이광선 목사님께서 스스로 ‘나는 나쁜 사람’이라고 공포해서 개혁의 불길을 일으키셨다”며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살리기 위해 주신 기회다. 그 불길을 어떻게 해서든지 이어서, 이번 기회에 금권선거를 기필코 추방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남을 정죄하는 태도는 절대로 피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서 목사는 “일제 이후와 민주화 이후 일부 교회들이 잘못한 것이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을 정죄한 것”이라며 “‘당신도 회개하라’고 해선 아무도 회개하지 않는다. 손양원 목사님께서 일제에 동조한 이들에게까지 함께 손 잡고 한국교회을 발전시키자고 했던 것처럼, 우리도 금권선거를 추방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서경석 목사의 설교 이후 참석한 목회자들이 한 사람씩 자발적으로 나와 작금의 한국교회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 발언과 기도를 했다. 이광선 목사는 “여러분에게 감사드리고, 우리 한기총과 한국교회에 더 이상 금권선거가 필요 없는 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한국교회 각 교단마다 엄격한 제도를 만들어서 시행하다 보면 의식도 달라지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최성규 목사는 “한국교회가 잘했든 못했든 한국교회가 있어서 정치가 민주화 되고 경제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게 됐다”며 “어려움이 여러 가지 일어나는데, 이것도 결국은 새롭게 건강한 교회로 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한기총 증경회장 최성규 목사가 간절한 모습으로 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한기총 증경회장 최성규 목사가 간절한 모습으로 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김동권 목사가 한기총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김동권 목사가 한기총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이어 통성기도를 한 뒤 성명서를 채택 및 낭독했으며, ‘한국교회와 한기총 개혁을 위한 기도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성명서에서 “그동안 우리는 고질적인 금권선거 관행 때문에 너무도 큰 고통을 겪어왔다”며 “돈을 뿌려 당선된 한기총 대표회장이나 총회장들을 존경할 수도 없었고, 또 그분들에게 한국교회의 개혁을 기대할 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이광선 목사님의 참회를 놓고 찬반도 많고 그 의도에 대한 논란도 많지만 우리는 이러한 논란에 휘말리고 싶지도, 어느 한 편에 서고 싶지도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분명한 사실은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 안에서 금권선거를 영구히 추방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금권선거를 놓고 누구를 정죄하려 하지 않는다”며 “잘못을 범한 사람들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 중 누구도 이 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고 고백했다.

이에 이들은 ▲이광선 목사의 참회가 한국교회 안에서 금권선거 추방의 기폭제가 되었음을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단호한 각오로 금권선거 추방을 위해 온몸을 던질 것을 다짐하고 ▲어느 누구도 이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않음을 고백하면서, 누가 누구를 정죄할 것이 아니라 다같이 참회하면서 새출발할 것을 호소하며 ▲한기총이 빠른 시일 내로 금권선거 추방을 위한 제도개혁을 이루어줄 것을 호소하고 ▲한기총에서 시작된 참회운동이 전 교단으로 파급되어 모든 교단이 금권선거 척결을 위한 운동에 적극 동참해 줄 것과 이를 위한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호소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부정선거신고센타 02-2266-8219).

▲이광선 목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통회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광선 목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통회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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