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수 목사 “30만원은 보통, 50만원은 줘야 찍어준다더라”

대전=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   |  

총신대 총장 후보시절 금권선거 유혹 고백

▲28일 대전 새로남교회에서 열린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위한 기도회’에서 권성수 목사가 2008년 총신대학교 총장 선거 당시 있었던 금권선거의 유혹을 회고하며 한국교회 개혁을 강력히 외치고 있다. ⓒ대전=송경호 기자

▲28일 대전 새로남교회에서 열린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위한 기도회’에서 권성수 목사가 2008년 총신대학교 총장 선거 당시 있었던 금권선거의 유혹을 회고하며 한국교회 개혁을 강력히 외치고 있다. ⓒ대전=송경호 기자


한기총에 이어 이번에는 합동측 신학교인 총신대에 대해서도 금권선거 양심선언이 터져나왔다. 2008년 총신대 총장 선거 후보로 나섰던 권성수 목사(대구동신교회)는 28일 대전 새로남교회(담임 오정호 목사)에서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 주최로 열린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위한 기도회’에서 “한국교회, 우리 교단이 왜 이렇게 거룩성을 상실하게 됐는가”라며 통회했다.

주제특강 강사로 나선 권 목사는 먼저 얼마 전 한기총 이광선 목사가 본인이 금권선거를 했음을 회개하며 개혁을 호소한 것을 언급하고, “소위 대형교회 목사님이자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단체장으로서 얼마나 괴롭고 수치스러웠겠나.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날아가 숨어 지내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권 목사는 “대형 사건이 약속이라도 한 듯 봇물처럼 터졌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인 ‘장자교단’에서 가장 크게 터졌다”며 “섹스, 머니, 제일 큰 교회에서의 폭행사건, 수치스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 사회 언론까지 모두 보도하고 알 만한 국민들은 다 안다. 안티기독교가 뜯어먹고 또 뜯어먹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권 목사는 총신대 총장 선거 당시 자신에게도 어김없이 다가왔던 금권선거 유혹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어떤 사람이 불러내서 ‘아무래도 사람을 좀 만나야 하겠는데요’라는데 두 번이나 듣고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다. 나중에 보니 돈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떨어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권 목사는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20만원 주면 ‘이런 걸 돈이라고 주나’, 30만원 주면 ‘이정도면 보통이야’, 50만원 주면 ‘이만하면 쓸만해’ 하고 찍어준다더라. 돈을 요구해도 안 주면 ‘앞뒤로 꽉 막힌 몹쓸 사람이야’라고 한다더라. 권력을 잡아 명예와 지위를 얻고 돈과 쾌락을 얻는 분위기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돈으로 교권을 잡는 음모를 회개해야 한다. 개혁을 하기 위해선 권력을 잡아야 하고 권력을 잡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돈을 써야 했다는 것을 회개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권 목사는 또 “국내에서 집회를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부 해외로 나가고, 큰 교회 목사들 통해 돈 뜯어내고, 해외 집회 명목으로 교인들의 헌금을 회유한 죄를 회개해야 한다. 모이기만 하면 예산, 교세, 이 두 개가 많으면 결국 좌절하게 된다. 하나님의 징계가 끊임없이 터지는데도 깨닫지 못한다. 건강하게 살아있을 때 회개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혔다.

권 목사는 “단지 윤리의 문제가 아니다. 예수님의 거룩과 하나님의 능력을 실제 생활에서 체험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대부분의 설교도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게 하는 설교가 아니다. 교인들은 도덕, 훈화, 정치, 이슈, 강의를 듣고 싶어 온 것이 아니다. 강단 설교에서 예수님을 빼버렸기에 한국교회에 이렇게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목사는 “‘너희는 다 해먹어라. 나는 우리 교회만 잘 지키면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썩어가는 물 때문에 한국교회가 다 망하게 된다. 내 목회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같이 살아야 한다. ‘남의 이야기야’라고 듣지 말고 ‘내가 지금 손 쓰지 않으면 같이 망하겠구나’ 생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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