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통해 지도부의 교만·태만·기만 지적
김경재 명예교수(한신대)가 한기총을 향해 “교만·태만·기만 병에서 벗어나라”고 쓴소리했다.
김 교수는 베리타스(http://www.veritas.kr/)에 기고한 글에서 “요즘 교계 소식통은 물론이요 일반사회 언론에서도 한기총 지도부의 사고와 행태에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넘어 비판과 멸시를 서슴지 않고, 한기총을 우리 사회의 문제집단으로 한국 지성사회는 보고 있다”며 “그 이유는 한기총 지도부가 교만·태만·기만 죄에 푹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죽하면 기윤실 운동을 벌여온 중도보수적 교계 지성인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기총은 존재 이유가 없으니 해체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겠느냐는 것이다. 김 교수는 “나는 손봉호 명예교수의 주장이 지극히 타당하다고 생각해 적극 찬성을 표하고 싶다”며 “오늘의 한기총을 탄생시키는 데 산파 역할을 하셨던, 타계하신 한경직 목사가 오늘의 한기총 모습을 천국에서 보신다면 같은 생각이라 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연일 폭로되는 금권선거와 계파간 권력싸움은 너무 많은 사회의 지탄대상이 돼 부끄러워서 더 이상 언급조차 하고 싶지 않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도덕적 타락보다도 무서운 것은 종교적인 교만·태만·기만 병에 걸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줄도 모르고 기독교 교회를 중세 십자군을 일으키던 시대의 집단체로 오도해 이슬람 문화권과 그 사회의 종교를 적대적 대상으로 삼는 시대착오적 발상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슬람채권법이 국회 안건으로 상정되는 것을 반대하고 막으면서 개신교 보수교단이 선거 표심을 이용해 저지시킨 사건을 갖고 세간에서는 말이 많다고도 했다. 비판 요지는 정교분리 원칙을 무시한 것과 종교 지도자가 이슬람채권법을 국회에 상정하고 통과시킨다면 대통령 하야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발언한 것이 용납될 수 없는 종교인의 오만이라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문제의 심각성은 이슬람채권법 상정을 저지시켜 금융사 업계나 국가 경제정책에 걸림돌이 됐다거나, MB정권 탄생에 큰 공로를 세운 한국 보수기독교계 최고 지도자라 할 만한 사람이 청와대도 깜짝 놀랄 만한 ‘대통령 퇴진운동’ 같은 금계수위 발언까지 했다는 충격에 있지 않다”며 “이슬람 중동 국가들의 금융 자산과 이슬람 종교, 이슬람 테러집단을 잠정적 연계 고리로 묶어 이슬람 문화 및 종교와의 적대적 종교전쟁을 선전포고 하는 것 같은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구촌은 종교문화의 다양성을 상호 존중하고 타문화 인종 종교에 관용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돌아선지 이미 반 세기가 지났는데, 한기총 지도부만이 이슬람교를 배타적 대상으로 바라보고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시대착오적 발언과 행태를 서슴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김 교수는 “한국 불교계와 항상 충돌을 일으켜 온 한기총 보수 지도자들이 이번엔 13억 인구를 가진 지구촌 이슬람 문화권을 적대적 문명사회, 이교적 우상숭배 국가들로 매도하며 싸움을 걸고 있다”며 “한기총 지도부 인사들은 눈을 바로 뜨고 세계를 바로 봐야 하고, 순박한 하나님의 자녀들을 ‘복음주의 노선’이라는 그럴듯한 동굴 속에 가둬 ‘닫힌 종교’ 신도들로 만들지 말고, ‘열린 종교’의 자유인으로 해방시켜 세상 한복판에서 빛의 자녀들로 이웃 종교인들과도 대화하고 협력하고 사랑하면서 살게 하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