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칭찬하면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아하! 행복한 가정이 보인다(78)

“윤숙아! 너는 중학교 1학년인데 어쩌면 그렇게 영어 발음이 좋으니?”
“제가 영어 발음이 좋은 것 같아요?”
“아, 그럼! 아주 외국인처럼 들리는데!”
“그래요? 사실, 영어 선생님도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발음이 좋다고….”
“그래?”
“선생님께 칭찬을 들으니까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져요. 저는 커서 영어를 전공할 거고요. 영어 선생님이 될 거예요.”
“선생님이 좋으니까 그 과목도 좋고, 성적도 좋구나!”

칭찬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듣고 싶은 말이다. 특별히 청소년들에게 칭찬은 다른 어떤 시기보다도 그의 전 생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 앙드레 지드(Andre Paul Guillaume Gide)는 어린 시절에 학교생활이 엉망이었다. 거짓말과 속임수에 능한 청소년이었고 꾀병으로 3주 동안이나 학교에 결석한 적도 있다. 그는 가련할 정도로 겁이 많았고 심약하여 도무지 비전이 없어 보이는 열등한 학생에 불과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시를 낭송하도록 했는데 대부분 그저 평범하게 시를 읽었지만 앙드레 지드는 감정을 한껏 실어서 멋지게 시를 낭송했다. 그 시를 듣던 선생님은 칭찬을 해 주면서 “너는 아주 훌륭한 문학가가 될 소질이 있구나!”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지드는 친구들로부터 잘난 척하는 학생으로 몰려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생님의 반복된 칭찬에 용기를 얻고, 그는 문학 소년의 꿈을 키워 훌륭한 작가가 되었다. 청소년기는 미완성 교향곡과 같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기이므로 교사나 부모와 같은 지휘자의 칭찬과 격려가 청소년을 명곡으로 만든다고 비유할 수 있다.

세계적인 부흥사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 목사도 어렸을 때 동네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골칫덩이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저 아이는 커서 뭐가 되겠는가?” 하고 머리를 흔들었으나 그의 할머니만은 그를 달리 대했다고 한다. 개구쟁이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는 말을 잘하고 사람을 끄는 재주가 있어! 그 개성을 살리면 크게 될거야!” 그 말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그는 마침내 세계적 부흥사가 된 것이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도 말할 수 없는 개구쟁이였으며, 자주 말썽을 피우고 사고를 치는 골목대장 노릇을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그의 장래를 염려했지만 “너는 군인의 기질을 타고 났어!”라는 할머니의 말 한 마디에 눈이 확 뜨였다고 후에 고백했다. 그래서 그는 결국 위대한 군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른 어느 때보다도 어린 시절, 청소년기의 칭찬 한 마디는 칭찬받는 사람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하나님의 은사와 다양한 재능과 특기 등을 발견하게 한다. 결국 칭찬과 격려로 인하여 그의 진로와 인생이 바뀌는 경우가 매우 허다하다. 한 마디의 칭찬이 소망을 갖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자존감을 높여 주어 삶에 의욕을 갖게 한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에 칭찬을 받고 자란 사람은 건전한 자아상을 가지고 살아가는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입술의 30초가 마음에 30년 간다”는 말이 있다. 자녀가 훌륭한 사람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문제는 부모의 입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사람은, 또 청소년을 지도하는 사람은 어린 시절의 칭찬이 그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는 것을 늘 생각해야 한다. 각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기보다는 어린 시절이나 학창시절에 선생님이나 의미있는 타인으로부터 칭찬과 격려를 많이 받아 그것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진로선택의 동기로 작용한 예가 많다.

대개 중등학교 영어 교사들 가운데는 학창시절에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영어를 잘한다는 칭찬과 격려를 듣고 영어 교사가 된 사람들이 많다. 영어 교사 가운데 학창시절에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심하게 맞고, 무시당하고, 욕을 듣고, 비인격적인 대접을 받아 본 사람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이것이 입증된다고 하겠다.

전요섭 목사, 황미선 사모(한국가정상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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