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1년 3월, “교육받지 못한 사람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한국어”로 번역된 최초의 한글성경 <구약젼셔>와 <성경젼셔>가 일본 요코하마의 복음인쇄합자회사에서 출간됐다.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은 오래지 않아 한민족의 영혼을 깨웠고, 이는 곧 민족의 대부흥과 계몽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대한성서공회(이사장 김순권 목사)가 한글 성경 완역 및 출간 100주년을 맞아 기념예배와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4일 오후 2시 종로 연동교회에서 개최된 이 행사에는 국내외 성서공회 관계자들과 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해 감사와 축하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들은 한국교회가 여러 차례 성경을 개정하면서도 하나의 통일된 성경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1부 예배는 김순권 이사장의 인도로 이선균 이사의 기도, 임헌택 이사의 성경봉독, 연동교회 찬양대의 찬양, 은준관 목사(실천신대)의 설교, 연광철 교수(서울대 음대)의 축가, 김호용 상임이사의 한글 성경 번역 약사 발표, 사이먼 반스 부총무(미국성서공회)와 마이클 페로 총무(세계성서공회연합회), 마코토 와타베 총무(일본성서공회), 오동춘 이사(한글학회)의 축사, 권의현 총무의 광고, 방지일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의 축도 등으로 이어졌다.
대한성서공회 김순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성경젼셔>를 완역 출간함으로써 한국교회는 한글 성경 전체를 읽으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성경 말씀에 기초한 신앙을 형성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성경 중심의 신앙을 확립하고 계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나님의 구원을 순례하는 신앙’(느 8:1~9)을 주제로 설교한 은준관 목사는 “긴긴 수난 가운데서도 성경의 권위를 끝까지 지켜온 교인들과 목회자들의 헌신은, 이 순간까지 한국교회 하나로 묶어온 에너지”라며 “생명을 바쳐 이 역사를 지켜온 모든 주의 종들과 대한성서공회의 헌신 앞에 깊은 감사와 축하를 드린다”고 했다.
최초의 성경을 번역 출간하고 보급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줬던 미국성서공회는 대한성성공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미국성서공회 사이먼 반스 부총무는 “오늘은 한글성경 100주년 뿐 아니라 한미 양국 성서공회의 관계를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며 “대한성서공회는 세계성서공회의 중요하고 성숙한 일원으로, 여러분 자신과 이전 세대의 노력 마땅히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영상축사한 세계성서공회 마이클 페로 총무는 “성경 보급을 위한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과 청지기 정신에 감명을 받았다”며 “세계성서공회는 여러분들이 우리와 연합하는 것 축복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오동춘 한글학회 이사는 한글 성경의 번역이 이전까지 ‘언문’이라며 천대받던 한글을 보급하고 그 우수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어진 2부 심포지엄은 ‘한글 성경이 한국교회와 사회, 국어 문화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국사학 명예교수), 박용규 교수(총신대 역사신학), 이덕주 교수(감신대 한국교회사), 최인식 교수(서울신대 조직신학), 옥성득 교수(UCLA 석좌교수), 최성일 교수(한신대 선교신학), 민현식 교수(서울대 국어교육), 이달 교수(한남대 신약학), 현길언 교수(한양대 국문학), 정정호 교수(중앙대 영문학) 등이 발제 및 논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