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칼럼] 상대가 화났을 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일단 미안하다고 달래줘라

▲송남용 목사.

▲송남용 목사.

한 3년 전쯤 방영된 ‘하늘만큼 땅만큼’이라는 TV 드라마에서 얻은 교훈이다.

한 어머니가 다른 사람의 아들과 딸을 길러 결혼까지 시켰다. 처음부터 시청하지 않아 어떤 과정을 통해 그들을 기르게 됐는진 모르지만 어쨌든 잘 키워냈다. 남매도 그런 은공을 알아서인지 어머니를 잘 따랐다.

그러던 어느 날 친어머니가 나타났다. 조그마한 식당에서 일을 해 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딸은 낳아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 아니냐며 극진히 모셨다. 하지만 아들은 딸과는 달리 “낳아주기만 했지 해준 게 뭐가 있느냐?”며 길러준 어머니가 진짜 어머니라며 홀대했다.

그런데 얼마 후 친어머니가 큰 부자라는 것이 밝혀졌다. 딸은 엄마의 재산에 조금도 괘념치 않고 전과 똑같이 대했다. 그러나 아들은 그날부터 태도가 백팔십도로 바뀌었다. 인사를 할 때도 전과는 달리 고개가 땅에 떨어지도록 했고, 앉을 때에도 무릎을 꿇고 앉았다.

길러준 어머니는 그렇잖아도 내심 “아들, 딸이 친어머니를 더 따르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었는데 큰 재산을 지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불안했다. 거기에다가 아들의 그런 모습을 보니 서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집을 나가버렸다.

결혼한 친딸이 그런 사실을 알고서 언니, 오빠를 찾아왔다. 그리고 한바탕 해 부쳤다. “언니 오빠, 나는 지금껏 한 번도 언니 오빠를 남이라고 생각지 않았어. 그런데 친어머니가 나타나자 그렇게 행동을 해? 어머니가 얼마나 배신감을 느꼈으면 가출까지 했겠어? 내가 모시고 가겠어!”

그러자 언니와 오빠 그리고 형부가 이렇게 말했다.

“미안해. 한번만 봐 주라. 네가 모시고 가면 우리 입장이 어떻게 되겠냐? 많이 화가 났구나. 미안하다. 화 풀어라.”

사실 남매는 미안하다고 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여동생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어머니가 괜히 지레짐작하여 오해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미안하다고 했다. 우선 화난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서였다.

그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넌 매사에 부정적이더라. 왜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니?”

심한 경우엔 이렇게 말하는 경우도 있다. “뭘 알고 그러니? 제대로 좀 알고 말해라.”

더 심한 경우에는 이렇게도 말한다. “소설 쓰고 있네.”, “웃기고 있네.”

나 역시 상대방이 화가 났을 때 그 남매처럼 우선 상한 마음을 풀어준 후에 할 말을 차분하게 하려고 요 몇 년간 애쓰고 있지만 그게 잘 안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게 아니라고 하면서 나를 방어하고 내 입장을 변호하는 경우가 많다. 하고 싶은 말은 화가 풀린 다음 얼마든지 할 수 있음에도. 아니, 화가 풀린 다음 “서는 이렇고, 후는 이렇다”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임에도. 아직도 한참 멀었다.

/송남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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