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교회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우선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여성 목회자가, 그것도 성전도 없이 개척한 교회가 10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성도 수 6천이 넘는 중형교회로 성장했다는 배경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누구나 ‘성공’이라고 부를 만한 이같은 배경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 볼 때 한국 교계의 풍토를 아는 이라면 누구나 오늘날의 우리들교회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었을지를 짐작케 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우리들교회의 진정한 가치는 이러한 고난을 이기고 굳건히 서서 “고난받는 것이 곧 축복”이라는 기독교의 핵심 진리를 그 존재 자체로 입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들교회 담임 김양재 목사(61)가 교회를 개척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변함없이 강조하는 것도 바로 “교회는 고난받는 이들을 위한 곳”이라는 것이다. 환란 당하고 빚지고 원통한 자들 400명으로 시작된 다윗의 왕국처럼, 세상에서 고난받는 이들을 부르기 위해 시작한 것이 우리들교회라고 김 목사는 말했다. 세상은 힘들어하는 자들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지만 하나님은 고난 받는 이들을 사랑하시고 이들을 특별히 선택하셔서 사용하기 원하시기에, 교회가 이러한 이들을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고난 받는 이들을 불러서 교회가 할 일은 그 고난을 성경적으로 해석하게 하는 일이다. 김 목사는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고난을 당하는 이유로, “모두가 자신의 행복을 목적으로 살아가지만 사실은 그러한 행복이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고난을 겪게 된다”며 이를 깨닫게 하면 비록 사람들을 괴롭게 했던 환경이 변하지는 않아도 모두가 자신의 고난을 극복하고 일어서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들교회는 바로 이러한 과정 가운데서 하나님을 처음으로 만나거나, 또는 새롭게 만난 이들이 모여 그들이 겪었던 고난이 하나님 안에서 다시 태어나게 하는 축복이 되었음을 고백하는 공동체다. 김 목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서울예고, 서울 음대를 나왔고 의사와 결혼한 김 목사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환경을 갖고 살아 왔지만, 결혼 이후 유교적인 성향이 강한 시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아가 완전히 무너지는 경험을 했고, 이같은 고난 가운데서 “내가 하나님 앞에서 의로운 줄 알고 살았지만 사실은 돈과 명예를 위해 살아왔다”는 고백과 함께 그동안 미처 뜨지 못한 신앙의 눈을 비로소 뜨게 됐다는 것이다.
이렇듯 “내 죄를 깨닫고 말씀을 해석하게 되니 나누고 싶어졌다”는 것이 김 목사가 목회를 시작하게 된 계기다. 삶으로 경험하게 된 말씀을 자연스럽게 고백하면서부터 시작된 목회기에 김 목사가 이끌고 있는 우리들교회가 교인들 간에 자신의 죄와 연약함에 대한 진솔한 고백이 넘쳐흐르는 교회, 흔히들 표현하는 ‘목욕탕 교회’가 된 것도 자연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김 목사와 우리들교회, 이 둘을 설명할 때면 빠지지 않는 ‘큐티’는 바로 교인들 간에 자신들의 죄와 연약함, 이로 인한 고난을 성경적으로 해석해 문제를 해결 받고, 신앙 안에서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끔 인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휘문고등학교 체육관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는 우리들교회이기에 그 흔한 철야기도회, 특별새벽기도회도 한번 연 적 없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교회가 부흥하고 있는 데는 이처럼 교인들의 삶과 교회의 사역이 말씀 안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김 목사는 말했다.
김 목사는 남서울교회 집사로 사역할 때부터 삶을 말씀으로 해석하는 큐티의 중요성을 인식해 이에 집중해 왔으며, 큐티 강사로서도 이름을 널리 알려 왔다. 김 목사가 지금껏 펴낸 많은 책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큐티 관련 책이며 기독교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이들 책들은 김 목사와 우리들교회 교인들이 자신들의 삶의 고백으로 함께 써내려간 책이라 할 수 있다.
고난에 대한 성경적 해석은 김 목사와 우리들교회가 처음 교회를 시작할 때와 같은 고백과 감동, 열정이 넘쳐흐르도록 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아직도 성전 없이 예배를 드리는 데 따른 어려움과, 처음 교회를 개척할 때보다는 덜하지만 남성 목회자 위주의 한국 교계에서 흔치 않은 여성 목회자로서 맞서야 하는 편견과 오해는 여전하다.
그러나 김 목사를 비롯한 교인들은 이를 이제 10여년 가량이 되어가는 교회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늘 시작하는 자세로 하나님 앞에 설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고난이 있으면 하나님밖에 의지할 수 없는데 하나님께서 늘 곤고한 마음을 허락해주시니 감사하다”는 것이다.
그런 김 목사와 우리들교회가 한국교회에 바라는 것도 바로 하나님을 믿어서 편하고 좋은 것만 있기를 바라는 기복신앙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김 목사는 “요즘 많은 교인들이 요셉이 꿈을 이뤄낸 결과만 알지 20여 년간의 고난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며 “십자가를 튼튼히 붙잡지 않는 소망은 허황된 꿈에 불과하니 나를 굳세게 하는 고난의 과정, 신앙이 성숙되어가는 과정에 더 초점을 두면 좋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