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날짜 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

애틀랜타=박현희 기자  hhpark@chdaily.com   |  

美 5월 21일 휴거 주장에 우려 계속돼

미국에서 패밀리 라디오(대표 해롤드 캠핑)측이 주장하는 휴거 날(5월 21일)이 닥친 가운데, 기독교 지도자들은 사람들에게 ‘세상의 끝은 토요일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다양한 방법으로 외치고 있다.

서던캘리포니아 지역 복음전도자 그레그 라우리는 금요일 자신의 블로그에 “해롤드 캠핑은 잘못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몇몇의 목사들이 마음 아파하는 것은 캠핑에 의해 예언된 심판의 날이 아니라 대중을 향해 퍼트리고 있는 마지막 날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언급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록키 마운틴의 은퇴한 목회자인 글렌 리 힐 씨는 “이것은 거짓된 예언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며, 성경 어디에도 오는 토요일이 심판의 날이라고 써있지 않다. 2011년 5월 21일, 안심하라!”고 확신했다.

캘리포니아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의 총장이자 교회학 교수인 W. 로버트 갓프리 박사는 “오늘날 해롤드 캠핑의 (더 심각한) 문제는 정해진 심판의 날이나 잘못된 성서 해석법이 아니다. 그는 복음을 잃어 버렸고 그리스도를 잃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고등학생 시절 갓프리 박사의 성경교사였던 캠핑은, 그 당시만 해도 “아주 견고한 개혁주의적 사람”이었다. 한때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던” 성경 교사였던 캠핑은 지금 잘못된 가르침을 퍼트리고 있으며, 이 사실이 갓프리 교수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갓프리 박사는 “나의 기도제목은 5월 22일 그들(캠핑과 그의 추종자들)이 회개하고 그리스도와 십자가, 그리고 교회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갓프리 박사는 리고니어미니스트리에 의해 목요일 주최된 원탁 논의에서 해롤드 캠핑에 대해 회고하면서, 그의 이러한 변질이 더욱 비극적이라고 한탄했다.

복음 전도자들은 캠핑의 가르침을 예전부터 우려해 왔다. 그가 처음으로 종말을 예언해 논란을 일으켰던 것은 1994년이었다. 그리고 2002년 캠핑은 교회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하고, 하나님께서는 지역 교회들이 변질됐기 때문에 더 이상 사용하시거나 축복하지 않으시며 믿는 자들은 교회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갓프리 박사는 “(종말의) 날짜를 정하는 것은 나의 판단에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종말에 대한 것 자체는 내재적으로 이단적이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 큰 비극은 그가 세상의 끝이 오고 있다고 믿으면서 사람들에게 설교하거나 가르치는 내용이 ‘당신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회개해야 하며, 그러면 너를 구원해주실 것’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메시지 안에는 그리스도나 십자가에 대한 어떤 필요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해롤드 캠핑(89)은 패밀리 라디오의 대표로, 5월 21일 지구가 흔들리고 크리스천들이 하늘로 쓸려 올라가며, 남은 사람들은 앞으로 5개월간 ‘끔찍한’ 파괴를 겪을 것이라는데 의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와 그의 추종자들은 미 전역에 2천 개 이상의 빌보드 광고를 세우고, 대중들에게 심판의 날에 대해 경고하고 있으며, 패밀리 라디오 측은 “심판의 날에 모든 세계가 두려움에 떨 것이며, 하나님께서 인간의 죄로 인해 세상을 파괴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캠핑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성경에는 2011년이 세상의 끝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서, 그가 예언한 심판의 날인 5월 21일 그는 아내와 함께 TV와 라디오 근처에 앉아 묵시가 풀리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볼 것이라고 밝혔다.

5월 21일이 심판의 날은 아니지만, 기독교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은 예수님께서 곧 오실 것이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비록 정확한 날은 알지 못하지만,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를 대비해 도전적인 삶을 살아야 하며, 구주를 얼굴과 얼굴을 맞대어 볼 수 있는 준비가 되야 한다는 것이다.

하비스트 크리스천 펠로우십의 로우리는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을 만날 준비를 해야 한다(아모스 4장 12절)’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믿는 자들로서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준비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되새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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