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학자들, 캠핑의 휴거설에 “비평할 가치도 없다”
5월 21일 휴거가 “보이지 않는 영적 휴거”였고 오는 10월 21일 세상에 종말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미국 패밀리 라디오의 대표 해롤드 캠핑에 대해 한국 신학자들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고 비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서울신학대학교 한영태 교수(전 총장)는 “종말론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미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종말이 언제 일어난다는, 정확한 날짜다. 하나님은 그것을 알려주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특정 날짜를 못박는 휴거설은 기독교에 종말론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종말의 정확한 날짜가 없기 때문”이라며 “돈을 목적으로 하거나, 광신적 믿음에서 사람들은 종종 종말의 날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다. 이런 일들은 예수님 때도 있었고, 말세가 가까울수록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인 박형용 교수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재림의 날짜, 즉 종말의 때를 알 수 있는 그 어떤 근거도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날짜를 정하고, 그 날에 지구가 종말하거나 예수님이 오신다고 하는 주장은 모두 비성경적이며 이단적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만약 하나님께서 종말의 때를 알려주셨다면 인간은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라며 “내가 언제 죽을지 미리 알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인간을 위해 종말의 때를 알려주지 않으셨다. 그 날은 하나님만 아신다”고 못박았다.
덧붙여 “최근까지 여러 번 이런 종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건 그만큼 세상이 살기 힘들어졌다는 증거”라며 “힘든 세상에서 사람들을 현혹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기독교의 종말론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신대학교 총장을 지낸 바 있는 주재용 박사는 캠핑의 휴거설에 대해 “논평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며 “그와 같은 주장은 사람들이 사는 곳 어디에서 있기 마련이다. 삶이 어렵고 고통스러우니 자꾸 이런 말들이 나온다. 예수님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