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로 돌아가 신앙을 바로 세우라”
10월 21일 종말을 예언한 해롤드 캠핑(89)의 패밀리 라디오(Family Radio)와 제휴 중인 한 기독교 라디오 방송 네트워크가 캠핑의 추종자들에게 회개를 권고했다.
리디머 브로드캐스팅 네트워크(Reedemer Broadcasting Network)는 25일(현지 시각) 캠핑의 추종자들을 향한 공식서한을 발표하고, “이제 잘못된 가르침에서 돌이켜 그리스도에게로 돌아갈 때”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서한은 캠핑의 예언을 믿고 따랐다가 피해를 본 이들에게 “아직 희망과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며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로 대신했으며, 하나님의 사람들에게서 오는 건전한 가르침을 무시했다.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이 회개하고 다시는 캠핑의 말에 여러분의 귀를 내어 주지 않기를 바라신다”고 전했다.
서한은 캠핑의 추종자들에게 그의 예언에 대한 맹신을 버릴 것은 물론, 교회로 돌아갈 것 역시 권고했다. “교회는 여러분의 피난처이자 치유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부디 그리스도의 몸 되신 교회로 돌아가 여러분의 신앙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돌봄을 요청하라”는 당부다.
또한 패밀리 라디오 직원들에게도 다른 직장을 알아볼 것을 조언했다. 리디머 브로드캐스팅 네크워크에 따르면 패밀리 라디오 직원의 80~90%는 캠핑의 예언을 믿지 않고 있다.
23일 캠핑은 5월 21일이 ‘최후 심판의 날’이며, 이 날 전 세계에서 대지진과 휴거가 일어날 것이라는 자신의 예언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영적인 의미에서가 아닌 문자적인 의미에서 해석한 것이 자신의 실수였다고 그는 말했다.
따라서 5월 21일에는 영적인 심판의 날이 도래했으며, 전 세계는 이 영향 아래 있고, 자신의 앞선 예언과 같이 인류는 10월 21일 결국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다시 ‘예언’한 캠핑은 자신의 말을 믿고 재산과 직장, 학업 등을 포기하는 등의 피해를 겪은 추종자들에 대해서는 “나는 그들에게 아무 것도 강요하지 않았으며 다만 성경을 가르쳤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989년과 1994년에 이어 올해까지 세 번이나 빗나간 예언을 해 왔으며 이에 대한 책임은 회피해 온 캠핑이지만 아직까지도 그의 추종자들 가운데 일부는 그의 예언을 굳게 믿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는 보도했다.
이번 5월 21일 심판의 날 광고에 평생을 모은 재산인 14만 달러 가량을 기부한 뉴욕의 로버트 피츠패트릭(60) 씨는 캠핑의 말대로 5월 21일 심판의 날이 도래했음을 믿으며, 10월 21일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캠핑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이 그를 고소할 법적인 근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미국 최대의 자선단체 평가 기관인 채리티 네비게이터(Charity Navigator)의 샌드라 미니우티는 “캠핑은 5월 21일에 휴거가 일어날 것이라고 진짜로 믿은 듯하고 따라서 그가 법적으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캠핑의 예언을 믿고 수많은 사람들이 광고 등에 쓰일 돈을 기부했지만 이는 자발적으로 이뤄졌으며, 캠핑이 애초에 밝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한’ 목적 그대로 사용됐다고 볼 수 있으므로 고소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기부금을 받은 목적과 다른 용도로 그 기부금을 사용했을 때는 법적으로 잘못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경우는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됐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고 그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