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 구약신학회(회장 권혁승 교수)가 2일 오후 분당 할렐루야교회(담임 김승욱 목사)에서 ‘구약과 목회와의 대회-어떻게 구약을 설교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17차 논문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 전 예배에선 김승욱 목사가 설교했다. 김 목사는 “우리가 구약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학문적 접근이 있어야 하지만 영성이 있어야 그 설교는 살아 움직인다”고 말하며 목회자들이 가져야 할 세 가지 영성에 대해 역설했다.
김 목사는 먼저 ‘능력의 영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기사와 이적이라는 단어가 남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건 능력의 영성”이라며 “그것은 말씀을 통한 심령의 변화다. 설교를 듣고 성도들의 마음이 변해야 한다. 그런 능력의 영성이 설교자에게 필요하다. 그래서 더 많은 이들의 심령이 변해 전 세계로 복음이 전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목회자에겐 무엇보다 인내가 필요하다. 하나님께 받은 소명을 인내로 감당하지 못하면 아무런 열매를 맺을 수 없다”며 ‘인내의 영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구약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리고 성을 7일간 묵묵히 돌았듯, 우리 역시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그 말씀을 인내로 전해야 한다”며 “인내로 기도하고 인내로 하나님의 시간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가 강조한 영성은 ‘비전의 영성’이었다. 김 목사는 “설교자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는 사람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을 보는 자”라며 “내 생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시키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 세상을 새롭게 해석하는 영성이 바로 비전의 영성”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이 발표회를 통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비전의 영성으로 말씀을 보고, 그 말씀을 인내의 영성으로 끝까지 붙들어 능력의 영성으로 영혼들의 심령을 변화시키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예배 후 이어진 발표회에선 민영진 박사(전 대한성서공회 총무)가 ‘그 때 말씀이 내게 왔다’를 제목으로 주제발표했다. 민 박사는 구약에 등장하는 예언자들을 예로 들며, 설교자들은 필연적으로 ‘충격’과 함께 하나님의 말씀에 붙들려 그 말씀을 해석하고 선포하는 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예언자들의 글에는 ‘말씀이 내게 왔다’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을 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던 것 같다”며 “하나님의 말씀이 임할 때, 일상적인 삶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강한 충격이 수반된다. 그것을 성경은 하나님이 그의 힘센 손으로 예언자를 붙잡는다고 진술하기도 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 예언자는 정신병 증세나 육체적 질병 증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 박사는 “말씀을 증언하는 설교자에게 어떤 질병은 ‘말씀의 습격’과 무관하지 않다”며 “설교자는 그러므로 투병이든 치병이든 병과 함께 살 수 밖에 없는 처지에서 영원하신 말씀의 접근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독교의 경전인 구약전서와 신약전서는 ‘말’로 가득차 있다. 복음서는 언행록이고 사도행전은 사도들의 행적을 적은 것이다. 서신은 말을 적은 것”이라며 “설교는 우리 시대가 당면한 위기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설교는 기존 기록의 인용이 아니다. 설교는 해석이다. 해석 없이 설교는 없다. 그런데 해석자가 당면하는 벽이 바로 하나님의 침묵이다. 침묵에 대한 인식이 깊어질수록 풍요로운 해석이 위기에서 회개와 구원의 사건을 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선 이한영 박사(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가 ‘오경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를 제목으로, 김은호 박사(한국성서대학교)가 ‘역사서를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를 제목으로, 이형원 박사(침례신학대학교)가 ‘시가서를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를 제목으로, 차준희 박사(한세대학교)가 ‘선지서를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를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 발표회 후에는 참석자 전체가 참여하는 패널토의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