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없는 짐승’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태(2)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죄명과 재판과정, 관리주체와 경비체계

3. 죄명과 재판과정

죄명은 정치적 발언, 탈북과 한국행, 반정부행위, 김일성부자에 대한 비판, 연좌제 등이다. 그러나 당사자 외에 대부분의 수감자는 수감 사유와 죄명을 알지 못한 채 막연하게 조부모, 부모, 친척의 잘못 때문에 수감된 것으로 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조사에 의하면 전체비율 중 정치범이 36.5, 연좌제가 35.7%이다. 이어서 미상이 24.4%로 나타났다. 그런데 미상의 상당 부분이 연좌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좌제와 미상의 비율을 합하면 연좌제에 의한 수감율이 압도적이다.

▲정치범수용소 발생 사건의 원인.

▲정치범수용소 발생 사건의 원인.

“아버지는 장가를 갔는데 어머니랑 같이 관리소에 들어왔어요. 무슨 정치범 사건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고, 친할아버지 문제로 그렇게 됐대요. 아버지가 왜 들어왔는지는 정확히 모르고, 제가 그 안에서 태어났어요.” (18호 경험자 A01)

“왜 들어갔냐면 그때 우리 영감이 회사에서 회의를 하는데 ‘김일성 후계를 내오면서 아버지가 아들로 정한 것은 좋은데 김정일 사진을 올려 모시는 것은 아버지(김일성)가 살아있을 때는 올리는 것이 좋지 않다’ 이렇게 얘기했대요. 이것을 직장에서 얘기한 것이 문제가 됐어요. 그래 그 말 한마디 때문에 직발(다른 데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가족이 다 관리소로 들어갔어요.” (A05, 15호 입석리 경험자)

또 판사와 변호사 등 일체의 공식적인 재판 절차는 없다.

“어떠한 죄도 없는 나야 두말할 것도 없고, 처벌 받은 당사자인 나의 아버지조차 변호사는 커녕 형식적인 재판이나마 단 한번도 받았던 적이 없다. 나의 아버지 경우만 보아도 6개월간 예심원들에게 조사시키고는 재판소도 아닌 사회안전부와 제2경제위원회가 짜고들어 “18호 관리소”에 들여보내기로 결정해 버렸다. 로동당원 혁명화에 무슨 변호사며 재판이 필요한가, 속해있던 직업이며 당직을 무조건 다 떼버리고 관리소에 들여보내면 끝인 것이다. 관리소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공정하게 재판받고 들어온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ㅇ명오 18호 경험자)

4. 관리주체와 경비체계

각 수용소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중앙당 조직지도부) 지도하에 국가안전보위부(한국의 중앙정보부와 같음) 제7국이 관할하며. 북창18호는 우리의 경찰청과 같은 인민보안성에서 관리한다.

북한 정치범수용소는 수용소의 지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철조망과 각종 차단장치로 탈출 방지체계와 경비대의 상시 감시체계가 매우 굳건하다.

▲안명철 그림 ‘완전통제구역’.

▲안명철 그림 ‘완전통제구역’.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에 몰래 달아나려는 시도들도 한두 건이 아니었다. 그러나 철조망 넘어서는 달아날 수 없다. 철조망 공사를 하는 것을 본 적 있는데 완전히 살인도구였다. 주변에 빙 돌아가며 전기철조망을 쳤고 그 밑에 차단도랑을 깊이 파서 그 속에 예리한 창들을 빽빽이 박고 주변 숲 사방에는 맷돼지 잡이 덫들도 숨겨 놓았다. 거기에 걸린 사람은 팔다리가 돼지덫 이빨에 꽉 물려 달아나지 못한다. 또 철조망 옆 나무에 판자를 깔아 그 위에 돌을 가득 올려놓고 보이지 않는 노끈을 늘여놨는데 그걸 건드리면 순간에 돌벼락을 맞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러므로 관리소 밖으로 달아나지 못한다.” (ㅇ명오 18호 경험자)

/JESUS ARM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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