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운동가인 서경석 목사가 지난 13일 유럽에 가기 위해 북경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중국 공안 당국에 의해 공항에서 4시간 가량 억류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 목사는 기독교 구호 단체인 ‘나눔과 기쁨’의 대표로, 유럽 사회와 기독교 역사 탐방을 위해 일행 31명(목사 24명, 사모 7명)과 함께 북경을 경유, 독일로 향하던 중, 북경의 수두우(首都) 공항에서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일행들과 격리시킨 상태에서 중국 공안에 억류를 당한 것이다.
서 목사는 여권을 공안에게 뺏긴 상태였으며, 13일 밤 7시부터 약 4시간 동안 활동에 제지를 당했다. 서 목사의 말에 의하면, 중국은 자신의 비자신청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 날도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서 공항에 잠깐 내린 것인데, 마치 범죄인처럼 억류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하여, 자신이 중국 당국에 대하여 탈북자들의 북한 강제 송환을 반대하는 시위를 해 왔으며, 중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보오(劉曉波)의 구명운동을 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서 목사는 억류된 상태에서, 우리 대사관 직원과의 면담요청을 했으나, 이마저도 이루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이다.
서 목사는 그 동안 중국 당국을 반대한 것도 아니고, 인류 보편적 인권 문제에 대한 의사 표현을 해 온 것으로 보나, 지명수배 등의 범죄자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외국인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억류한 것이 비문명적 행위임에 틀림없다. 이는 세계 제2대국에 의하여 저질러진 한국인 인권유린이요, 심각한 외교적 문제이다.
따라서 중국 당국의 사과와 함께 무례를 범한 당사자를 처벌해야 마땅하다. 또 우리 정부도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등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탈북자들의 인권을 도외시하고, 한반도에서 일어난 북한의 일방적 도발행위에도 침묵하는 자세를 취해 왔다. 이것이 과연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중국의 자세가 맞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한편 서 목사는 유럽에 가서도 ‘기독교사회책임’의 이름으로 탈북자 강제 송환에 반대하는 운동을 계속 펼치고, 다시 북경을 경유하여 한국으로 돌아 올 것이라고 한다. 만약 비슷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중국 당국은 국제적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국민들은 더욱 중국 정부의 태도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국민들은 중국이 과거의 중국, 즉 이념적 동질 여부에 따라서 이웃 국가를 대했던 어둡던 시절의 중국이 아니라, 세계 인류 보편주의에 입각한 진정한 세계인의 이웃 국가이며,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국가들 중에 동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