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통해 본 기독교 문화의 가능성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대중과 소통하는, 훌륭한 기독교 예술 필요”

연일 세간에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는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는 흥미롭게도 기독교인 가수들의 비중이 높다. 게다가 임재범이 불렀던 윤복희의 곡 ‘여러분’은 윤항기 목사가 기도하며 작곡한 CCM이라고 알려졌다.

아버지가 목사라고 알려진 독실한 기독교 신자 박정현은 가스펠 음악에 심취해 GBC(Gospel Broadcast Company) 가스펠 싱어 컨테스트(Gospel Singer Contest) 대상 입상 후 1993년 가스펠 앨범 ‘Crying Inside Dying Inside’라는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최고의 공연으로 꼽히는 임재범의 ‘여러분’. 열창하는 임재범 너머로 블랙가스펠 그룹인 헤리티지가 보인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최고의 공연으로 꼽히는 임재범의 ‘여러분’. 열창하는 임재범 너머로 블랙가스펠 그룹인 헤리티지가 보인다.


‘나가수’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김범수 역시 교회에서 음악을 처음 접했다고 알려졌다. 그가 군입대 전 발표한 6집 앨범에는 ‘위로’ ‘The one in my life’ 등 중의적인 표현이지만 기독교적 내용을 담은 노래들이 수록됐다. 김범수는 자신의 음반에 하나님에 대한 감사함을 표시한다는 의미에서 찬양을 꼭 수록한다고 전해진다. 그는 청소년 집회인 라이즈업코리아의 단골 게스트다.

브라운아이드소울 멤버 정엽은 ‘아이엠멜로디’라는 CCM앨범에서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찬송가를 녹음했다.

임재범이 부른 윤복희의 ‘여러분’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안기며 가스펠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을 해소시켰다. 당시 피처링도 블랙가스펠 그룹인 헤리티지가 담당했다.

이제 방송에서는 ‘가스펠 스타일’이 하나의 음악장르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기독교인들만의 매니아 취향으로 받아들여졌던 가스펠의 문턱이 낮아진 셈이다.

최지호 목사(예배사역연구소)는 “과거에도 ‘여러분’은 널리 알려졌지만 가스펠이 이렇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뉴스”라며 “그간 교회가 대중과 소통하는 기독교음악을 만들려는 시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중적인 장(場)이 마련된다면 ‘여러분’만큼 강력한 영향을 줄 만한 노래들이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곡은 대중가수나 비기독교인도 즐겨 부른다. 교회가 시대성 있는 훌륭한 곡을 끊임없이 생산해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CCM 시장은 예배음악 위주로 편중돼 있다. CCM사역자 김명식 교수(서울종합예술학교)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CCM, 복음을 직접 전달하는 CCM, 헌신과 결단을 촉구하는 CCM, 수직적인 하나님과의 교제와 성품을 노래하는 CCM 등 다양한 CCM이 존재한다”면서 “전체적인 영역이 건강하고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가수’ 에 등장한 아티스트들처럼 교회에는 실력있는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이 교회 안에서 제대로 쓰임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 목사는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이 교회 안에서 적극적으로 재능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를 섬기는 예술 문화적인 사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회가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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