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美 수정교회, ‘가톨릭’에서 매입 의사 밝혀

손현정 기자  hjson@chtoday.co.kr   |  

교회 이사회와 채권단, 법원의 검토 후 결정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미국 수정교회(담임 쉴라 슐러 콜맨 목사)가 채무 지불을 위해서 예배당을 포함한 교회 소유의 부동산 대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가톨릭측에서 매입 의사를 전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수정교회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소재한 이 지역 가톨릭 교구는 교회 예배당을 포함해 수정교회가 내놓을 부동산을 모두 5천만 달러에 사들이겠다고 제안했다. 당초에 수정교회가 제시한 4천6백만 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오렌지카운티 교구는 매입 후에도 수정교회가 3년간 예배당과 전 부동산을 임대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작년 10월 파산한 수정교회는 예배당과 40에이커 가량의 교회 소유지를 모두 매각해 얻은 대금으로 채무를 지불하겠다는 회생 계획안을 올해 5월 법원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교인들을 위해서 본당 건물은 임대를 통해 15년간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방안을 밝혔었다. 이같은 회생 계획안은 이번 여름 내로 법원의 승인이 이뤄질 예정이다.

오렌지카운티 교구는 현재 이 지역 교인 수가 약 1백만명에 이르는 반면 성당의 좌석 수가 3천석에 불과해 1억 달러를 들여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을 고려했으나, 수정교회와 그 소유지를 매입하는 것이 두 배 가량 저렴하다는 판단 하에 매입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정교회는 아직까지 오렌지카운티 교구의 제의에 응답하지 않은 상황이며, 언론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수정교회 이사회와 채권단, 그리고 법원의 검토 이후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개혁교회(RCA)에 속한 수정교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복음설교 방송 중 하나인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이 촬영되는 장소다. 로버트 H. 슐러 목사가 1955년 자동차 극장에서 시작해, 한때 미국에서 가장 큰 교회로 성장시켰으나, 2006년 그가 은퇴하며 자녀들이 리더십을 물려받은 이래로 가족 간 갈등이 많은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1980년 지어진 예배당은 그 이름처럼 사방이 유리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세계 최대의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는 등 그 화려함과 웅장함으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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