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중 칼럼] 레이디 가가 - 연예인인가 악마의 화신인가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최근 미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명인 100명’ 순위에서 미 팝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 25살. 본명 스테파니 조안 안젤리나 저마노타)가 지난해 1위였던 오프라 윈프리를 젖히고 정상의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뉴욕에서 태어난 레이디 가가는 네 살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열세 살 때 피아노 발라드를 작곡하고 열일곱에 뉴욕대 예술학부에 조기 입학하는 등 일찍부터 재능을 과시했다. 대학을 중퇴한 후 약관의 나이에 음악계에 진출, 대중음악 작곡과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연주 활동을 하다가 3년 전 싱어 송 라이터로 데뷔했다. ‘레이디 가가’는 그녀의 목소리가 1991년 에이즈로 사망한 영국의 록 그룹 퀸(Queen)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와 닮았다고 생각한 음반제작자가 퀸의 히트곡 ‘라디오 가가’에서 착안해 붙여준 예명이다.

▲레이디 가가의 최근 앨범 ‘Judas’ 뮤직 비디오의 한 장면과 싱글 앨범 표지.

▲레이디 가가의 최근 앨범 ‘Judas’ 뮤직 비디오의 한 장면과 싱글 앨범 표지.


글램 록(glam rock : 1970년대 영국에서 탄생한 록의 한 분파. 파격적이고 유니섹스적 패션이나 화장으로 시각적 측면을 강조한 록)의 선구자인 록 가수 데이빗 보위와 그룹 퀸, 마돈나, 마이클 잭슨, 블론디, 브리트니 스피어즈 등의 영향을 받은 가가는 데뷔 앨범 을 비롯해 , 등 싱글을 연속적으로 히트시키며 침체된 음반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현재 음반 판매고는 싱글 5천만 장, 앨범 1천5백만 장에 달한다. 지난해 그래미상에서 최우수 댄스 레코딩과 최우수 일렉트로닉 댄스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의 대중적 영향력은 인터넷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등에서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유튜브 접속 건수가 무려 10억 회로 모든 연예인과 정치인을 망라해 1위이다. 전 세계적으로 3천만 명 이상이 페이스북에서 가가를 '친구‘로 등록해 놓고 있으며 트위터 팔로어수는 1천만에 달한다. 최근 그녀가 인터넷으로 신곡을 내놓자 닷새 만에 1백만 명이 유료로 노래를 다운로드를 받았다고 한다. 한국도 가가의 팬도 적지 않다. 최근 그녀의 새음반 발표와 발맞추어 한국의 가가팬들이 홍대 앞에 모여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가가는 자신의 노래와 더불어 파격적인 언행으로 연일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맨살이 훤히 비치는 양 가슴에 십자가 모양의 테이프를 붙인 ‘수녀복 패션’을 비롯해, 남성의 성기 형태로 뒤축을 디자인한 구두 등 외설적이거나 기상천외한 패션과 퍼포먼스, 노랫말과 뮤직비디오로 끊임없는 화제와 논란거리를 만들어 낸다. 노래와 언행을 통해 정치, 사회의식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는 가가는 특별히 기독교와 관련한 종교적 논란거리를 생산하는 것으로 그 분야 선배 가수들을 필적하고 있다.

최근 그녀가 내놓은 싱글 ‘Judas(유다)’도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예수와 예수를 배반한 가룟 유다, 예수의 제자들을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부터 화제였지만, 예수와 제자들을 오토바이 폭주족으로, 자신을 막달라 마리아로 등장시켜 구성한 스토리와 가사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뮤직 비디오에서 가가는 자신을 유혹하는 악의 화신인 유다에 대한 집착과 애정, 예수로 인한 갈등 등의 내용을 파격적으로 묘사했다.

파격이라고는 하나 지나치게 외설적이고 퇴폐적이며 때로는 신성 모독적이기도 한 그녀의 노래와 퍼포먼스와 언행이 이 분야의 전설적 여가수 마돈나의 그것을 모방하고 있다는 여론이 강하다. 기독교를 모독하는 짓을 하면서 보란 듯 커다란 십자가를 목에 거는 것부터가 그렇다. 1984년 파격 외설적 댄스곡 ‘Like A Virgin(처녀처럼)’으로 팝계에 등장한 마돈나는 초기 미증유의 외설적 신성 모독적 퍼포먼스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폭발시켰다. 마돈나가 흑인으로 분장한 예수를 유혹하고 십자가가 불타는 장면들이 삽입된 뮤직비디오는 뜨거운 이슈거리가 됐다. 콘서트에서 ‘라이크 어 버진’을 부르며 자위행위를 흉내내기도 한 마돈나는 이 노래를 가톨릭 교황에게 바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 종교적 논란은 그녀의 인기와 음반판매고를 드높이는 강한 마케팅적 요소로 작용했다. 섹스(외설)와 기독교라는 양극단의 소재를 결합한 초강력 마케팅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마돈나와 가가는 이탈리아 미국계로 두 사람 모두 가톨릭적 환경에서 성장해 대중음악에 투신, 자신의 음악활동에 기독교적 논란거리를 동원하였다는 점이 같다. 그간 마돈나의 후계자로 꾸준히 가능성을 높이던 개신교 출신의 브리트니 스피어즈가 탈락하고 가톨릭의 레이디 가가가 ‘완전히’ 자리를 굳혔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이제부터 마돈나의 시대는 질것이고 가가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가가의 패션과 언행이 필자에게 강하게 상기시키는 또 하나의 가수는 미 연예인 중 ‘기독교와 악마주의’ 논란과 관련, 가장 유명한 록 가수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이다. 맨슨 역시 글램 록의 추종자로 공연 중 성경을 찢거나 불태우는 등 신성모독적 논란거리를 통해 유명세를 얻었다. 그의 행위에 대해 고도의 정치적, 사회적,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마돈나, 가가에 대해서처럼. 가가는 자신의 노래 ‘Judas유다’에서 자신의 행위가 “성경의 눈으로 보면 명성을 쫒는 창녀, 매춘부일지 모르나, 문화적 시각으로 보면 자신은 미래를 앞서가고 있는 것“이라 역설한다. 필자의 지론은 ‘문화는 종교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고, 모든 문화예술 행위는 반드시 성경(기독교)의 잣대로 심판된다는 것이다. 가가가 마돈나, 마릴린 맨슨과 같은 인기 반열에 오른 지금의 현실은 그녀가 21세기 새로운 ‘악마의 화신’으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티칭 포인트

1. 레이디 가가의 포퍼먼스를 본 적이 있나요? 그 소감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세요.
2. ‘파격적’이고 ‘논쟁을 일으키는’ 것과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것과는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요?
3. 필자는 문화와 종교는 분리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나눠보세요.
4. ‘문화와 영적 전쟁’이라는 말과 이 내용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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