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대신해 폭력 짊어진 무고한 희생자들 위해…”
세계성공회 종교간대화협의회 공동의장인 김근상 주교(대한성공회)가 테러로 슬픔에 빠져 있는 노르웨이를 향해 29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근상 주교는 “오늘 다시 노르웨이의 희생자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우리는 다른 민족, 다른 인종의 얼굴에서 오묘함을 보고, 다른 종교의 전통을 통해 영혼의 풍요로움을 느껴야 한다”며 “우리를 대신해 세상의 폭력을 짊어진 노르웨이의 무고한 희생자들을 위해 다시 한번 기도하자”고 말했다.
로완 윌리암스 캔터베리 대주교도 지난 25일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성공회(The Church of England)와 노르웨이루터회(The Church of Norway)는 포르보 교회연합체(The Porvoo Communion)의 구성교회다.
대주교는 “우리는 죽은 이들과 그들을 애도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또한 노르웨이 국민들이 악과 파괴를 향해 보여준 강인함과 영적 성숙의 많은 표지들에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두 주교의 글 전문.
노르웨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세계성공회 종교간대화협의회 공동의장 김근상 주교 성명서 “우리는 공동체의 문화다양성과 종교다양성을 풍요와 도전의 원천으로서 긍정합니다.” 다양성에서 나고 자란 우리 성공회의 구성원으로서 저는 위에 언급한 원칙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폭력의 힘에 굴복한 한 사람의 끔찍한 행동이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저의 마음을 깊은 슬픔으로 가득 채워 놓았습니다. 특히, 기독교 근본주의가 그의 심연에 잠재되어 있던 아랍문명에 대한 무의식적 불안과 공포의 폭력적 발현에 일부 원인이 되었다는 보도를 접하며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종교간 갈등이 현안으로 떠오른 우리 사회를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착잡합니다. 오늘 다시 노르웨이의 희생자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며, 신앙의 자매와 형제들에게 권고합니다. “우리는 모든 참된 종교의 정신에 역행하는 폭력과 테러를 단죄하며 또한 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성공회의 원칙」 5항)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마음을 활짝 열어 더 큰 하느님을 만나야 합니다. 마음의 깊이를 더해 더 깊은 하느님을 만나야 합니다. 민족, 인종, 혈통을 넘어선, 심지어는 종교도 초월한 깊고 넓은 하느님을 만나야 합니다. “야훼여, 손수 만드신 것이 참으로 많사오나 어느 것 하나 오묘하지 않은 것이 없고 땅은 온통 당신 것으로 풍요합니다.”(시편 104:24) 우리는 다른 민족, 다른 인종의 얼굴에서 오묘함을 보고, 다른 종교의 전통을 통해 영혼의 풍요로움을 느껴야 합니다. 그러면 타자는 비로소 이웃이 될 것입니다. 우리를 대신해 세상의 폭력을 짊어진 노르웨이의 무고한 희생자들을 위해 다시 한 번 기도합니다. 그들의 희생을 항상 마음에 이고 살겠습니다. 세계성공회 종교간대화협의회(NIFCON) 공동의장,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김근상 주교 노르웨이 국민들에게 보내는 캔터베리 대주교의 글 “저는, 영국성공회의 모든 신자들과 함께, 끔찍한 사건을 겪은 노르웨이 국민들에게 가장 깊은 공감을 전합니다. 노르웨이는 오랜 기간 동안 국제화해 부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왔고, 개방성과 공정성을 노르웨이만의 독특한 국가적 심성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래서 노르웨이가 돌연히 발생한 이 어리석은 학살로 고통받아야만 한다는 것은 특별한 비극입니다. 우리는 죽은 이들과 그들을 애도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또한 노르웨이 국민들이 악과 파괴을 향해 보여준 강인함과 영적 성숙의 많은 표지들에 감사를 드립니다.” |
포르보 교회연합체란 유럽 13개 성공회 및 루터회 교회 연합체로, 지난 1992년 완전 상통을 선언하는 ‘포르보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성립됐다. 이들의 주요 목표는 선교와 봉사 안에서 공동의 생활을 공유하는 것이고, 연합의 기준은 성찬례와 주교직이다. 현재 북미의 미국·캐나다 성공회와 루터회가 포르보 교회연합체를 모범으로 삼아 선교와 봉사의 영역에서 일치를 이루기 위해 공동성명서와 연합성찬례를 봉헌하면서 네 단체가 완전 상통 단계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