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루서신] 여름 밤의 계시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저는 붙잡혀서
굵은 밧줄에 묶였습니다.

그런데 하늘에서 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네 차례다!”

저는 물었습니다.
“정말 접니까?”
모든 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는 굵은 밧줄에 손이 뒤로 묶인 채
처형장으로 끌려 갔습니다.

그리고 십자가 기둥 밑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저는 물었습니다.
“정말 접니까?”

하늘에서 다시 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너다!”

저는 다시 말했습니다.

“벌썹니까?
저는 시간이 조금은 남은 줄 알았는데요!”

순간 목이 잘려나감에 전율하였습니다.
전율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소리도 지를 수 없었습니다.
일순간에 목 잘리는 고통이
존재에 스며들었습니다.

순간 눈을 떴습니다.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사흘간 목이 아픈 채 지냈습니다.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완전히 받아들였음에도
여전히 죽지는 않은 상태에 있었던 것에 대한
계시가 임한 것임을 저는 알아차렸습니다.

한 달이 가깝도록, 아니 갈수록 생생하게
나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저는 죽지 않았던 것입니다.
미루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젠 때가 이르렀습니다.
주여, 감사하나이다!<연>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오늘 식사는 오늘 하듯
오늘 할 일은 오늘 하십시오.<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그가 직접 찍은 사진과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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