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행복한 가정이 보인다(92)
“엄마! 난 죽는 게 너무 무서워!”
“사람은 한 번 태어나면 반드시 한 번 죽게 되는 거야!”
“난 괜히 태어난 거 같아!”
“얘는 못하는 소리가 없어?”
“죽어야 되잖아! 난 죽는 거 끔찍해!”
“그러면 안 죽고 너 혼자 이 땅에서 영원히 살래? 엄마, 아빠도 없는데….”
“나는 늙지 않고, 지금 이 상태에서 영원히 살고 싶어!”
인간은 사고가 나서 죽거나 병들어 죽는 등 누구나 죽게 되어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태어나자마자 죽음에 던져진 자로서 죽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 죽음은 아이, 노인, 부자, 가난한 자, 권력있는 자, 힘없는 자, 성자, 죄인을 막론하고 예외없이, 그리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찾아오는 것이다.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그날이 언제일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조만간에 죽음의 날이 찾아올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죽어야 될 사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죽음은 인간의 삶 속에 현존하고 있기 때문에 삶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죽음은 인간이 체험해야 될 것 가운데 마지막 것으로, 모든 인간이 두려움과 호기심과 불안을 가지고 예외없이 거쳐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누구나 예외없이 죽음에 대한 불안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참으로 죽음의 불안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이며 궁극적이고 가장 강력하고도 위협적이며 고통스러운 불안이다. 인간이 느끼는 모든 불안은 궁긍적으로 그 심리를 분석하고 조사해서 파고 들어가 보면 결국에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그 불안에 뿌리를 두고 있다.
죽음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부단히 연구해 왔지만 그 원인이 단순하지는 않다. 학자들 간에 견해 차이도 있지만 개인차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를 명확하게 제시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죽음에 대한 불안의 원인은 죄책감, 죽음의 신비성, 단절성, 수동적 접근성 등이다. 이러한 요소로 인해 인간은 더욱 죽음을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다. 인간이 죽음에 대해서 불안해 하는 이유는 바로 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서 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되는 불안을 겪게 될 것이다. ‘죄로 인해서 지옥게 가게 되지 않을까? 죄로 인해서 하나님으로부터 처벌을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죽음에 대해서 불안을 느끼고 두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것을 명확히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후의 세계에 대해서도 알 수 없기에 이러한 미지성 또는 신비성으로 인해서 죽음은 더욱 두려운 것이다. 인간이 죽음을 충격으로 보고, 부정적인 자세로 대하며, 두렵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죽음이 삶의 단절이라고 생각하는 데에 있다. 이것은 모든 것을 끊어야 하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두려움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비롯하여 대인관계, 대물관계, 쾌락, 명예, 재물 등 삶의 모든 것을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인간이 죽음을 능동적으로 맞이하는 사건이 아니라 보다 큰 세력을 지닌 타력에 의해서 단지 수동적으로 다가가야 하는 사건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자살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원해서 죽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죽기 싫은데 죽음은 점점 다가와서 모든 관계를 끊고, 모든 소유로부터 단절하도록 인간을 끌고 가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사람, 겅강한 사람, 아름다운 사람, 많은 것을 배워서 이 사회에 기여해야 할 사람에게 난데없이 죽음이 찾아온다. 그래서 피할 도리없이 그가 사회로부터 단절되고,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가 버리며, 그 가족에게 크나큰 슬픔과 아픔과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남기고, 이 사회에도 커다란 손실을 주기 땜누에 죽음은 아쉽기도 하고 두려운 것이다.
이제 죽어야 할 가족,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세를 소개하고 내세의 확신을 갖도록 하는 희망이 중요하지 않을까?
전요섭 목사, 황미선 사모(한국가정상담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