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맞아 남북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 개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주최 2011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가 주일인 14일 오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3천여명의 성도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예배에 앞서 이영훈 목사(NCCK 회장)는 기념사를 전했다. 이영훈 목사는 “60년 넘게 분단이 지속된 상황에서 전세계 그리스도인들이 매년 8·15를 앞둔 주일에 다함께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이 예배는 매우 소중하다”며 “우리 민족의 숙원인 평화통일은 가만히 기다린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적극 나설 때 통일은 다가오고 한국교회는 새롭게 역사에 뿌리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수많은 이들에게 깊은 고통을 주는 정치·군사적 대결국면이 끝나고 남북관계가 회복해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의 기운이 조성됐으면 한다”며 “특히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북녘 동포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전하는 인도적 지원은 적극 시행돼야 하고, 굶고 있는 북녘 동포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더욱 간절히 기도하고 구체적인 지원을 계속해야겠다”고 밝혔다.
기념사는 성도들을 향해 “남과 북이 처한 안타까운 분단현실에서 평화와 화해의 주로 오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을 준비하고 헌신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시길 바란다”는 권면으로 마무리됐다.
설교는 ‘통일을 이루신 하나님(겔 37:1-28)’을 제목으로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가 전했다. 홍 목사는 “20년 전 독일 교회는 통일의 마지막 결정적인 일들을 다 했던 통일의 가장 중요한 세력이었다”며 “그들은 비록 나라가 동서로 나뉘었지만 하나된 교회를 유지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켰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이제 분단 66년째인데 70년이 되기 전 통일을 이뤄달라고 기도해야 하고, 그것 때문에 우리가 이 자리에 모였다”며 “그러나 일제시대에 우리가 해방을 위해 기도하고 투쟁했지만 정작 해방 이후를 위해 기도하고 준비하지 않아 분단이라는 또다른 고통을 맛봤듯, 통일을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로는 △통일 예행연습을 하라고 보내신 2만 3천명의 탈북 동포들을 마음으로 만나고 △북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우며 △남북교류에 더욱 힘을 쏟고 △도피성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도피성에 대해 “알고 저지른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그러했기 때문에 역사의 흐름 속에 북한 체제에 충성을 다한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며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나치 가담자들이 도망갈 통로를 먼저 마련했고, 6·25 전쟁 당시에도 남북 포로교환 때 남·북 어디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 있었듯 한국교회가 그들을 위해 새로운 제안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특별기도 시간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박위근 예장통합 부총회장)’, ‘남북 평화통일을 위하여(전병호 NCCK 전 회장)’, ‘북한 동포를 위하여(이규학 감독)’, ‘가난한 이웃을 위하여(박종덕 구세군 서기장관)’, ‘교회일치와 복음화를 위하여(안만수 예장합신 증경총회장)’ 등을 놓고 기도했다.
남서울은혜교회 찬양대의 평화콘서트, 유시경 신부(대한성공회)와 권성아 박사(평통기연 운영위원)의 남북교회 공동기도문 낭독 후 방지일 목사(영등포교회)의 축도로 예배는 마무리됐다.
김기택 감독(NCCK 화해통일위원장) 인도로 진행된 예배는 이밖에 손인웅 목사(덕수교회)가 대표기도, 최문자 장로(전 협성대 총장)가 성경봉독, 탁미라 목사(NCCK 화해통일부위원장)가 봉헌기도, 김영주 목사(NCCK 총무)가 인사말 등을 각각 맡았다.
예배 후에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8·15선언 발표, 남북나눔운동·함께나누는세상 등과의 ‘수입 1% 북한어린이 돕기운동 선포식과 협약식’, 기자회견 등이 진행됐다.
윤영관 교수 평화특강 “남북통일에 기독교 역할 크다”
예배에 앞서 ‘변화하는 21세기 국제정치와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주제로 윤영관 교수(전 외교통상부 장관)가 평화특강을 펼쳤다.
윤영관 교수는 다시 경제위기로 치닫는 미국·유럽과 항공모함을 진수하는 등 상승세의 중국 등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중국과 미국의 영향력 확대 경쟁이 가장 먼저 한반도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 교수는 “한국은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대외적으로는 대단히 지혜로운 외교를 펼쳐나가야 한다”며 “이러한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한반도 통일을 이룩하려면 주변국들에게 통일한국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한 통일한국의 비전은 △평화지향국가 △물류거점국가 △문화거점국가 등이다. 이와 함께 미국과의 동맹 강화,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국제사회 기여도 상승 등을 통해 현명하고도 신중한 통일외교를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일은 제도적 통합과 사람의 통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라며 “결국 통일은 사람과 사람의 문제이고, 그래서 영혼과 영혼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회는 바로 여기서 기독교적 사랑으로 서로를 만나게 할 사명이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영적 리더십 아래 국민들이 북한 동포에 대해 사랑을 베풀어 그들의 마음과 영혼이 움직여 남한과의 통일을 원한다면 어떤 강대국도 반대할 명분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사랑하라’는 말씀이 세상을 바꾸고 통일도 가능케 하는 추동력인 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