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중 칼럼] 복고 신드롬에 대한 단상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최고의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

문화계 특히 대중문화계에 복고열풍이 거세다. 80년대 한국 청춘문화와 시대상을 스크린에 재현한 강형철 감독의 영화 <써니>가 대표적이다. 지난 5월 개봉한 <써니>는 현재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대작들을 압도하며 흥행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써니>와 함께 <위험한 상견례>, <당신을 사랑합니다> 등이 복고바람을 일으킨 영화로 손꼽힌다.

▲80년대 한국 청춘문화와 시대상을 재현한 영화

▲80년대 한국 청춘문화와 시대상을 재현한 영화


대중문화계에 부는 복고바람은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수퍼스타K> 프로그램으로부터 출발한 복고 신드롬은 <쎄시봉>,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 등으로 이어지면서 날로 위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이돌 스타 주도의 대세가 한풀 꺾이면서 가창력 위주의 올드 스타들이 재조명을 받고 8~90년대 가요가 리메이크돼 방송과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근래 불고 있는 복고열풍 근저에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의 현실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생존경쟁을 넘어 ‘생존투쟁’이라할 만큼 각박하고 치열한 현실의 중압감과 고통,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의 탈출구로 대중들이 ‘옛것’에 열광, 집착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빠른 속도로 치닫는 디지털 문화의 압박에 대한 거부와 회피 심리도 거론된다.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 3D 등으로 대표되는 현대 디지털 문화는 신기술에 의한 그 편이성과 혁신성이 인정되지만 경제적, 정서적 측면에서 강박과 불안 요소를 탑재하고 있다. 디지털 특유의 ‘차가움’이 옛 아날로그가 지닌 ‘따스함’의 추억을 자극한 일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러와-세시봉 친구들' 편.

▲MBC 예능프로그램 '놀러와-세시봉 친구들' 편.


이렇듯, 지금 불고 있는 복고열풍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처한 경제적, 정신적 불안과 물신적 현실로부터 비롯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오로지 흥행만을 노린 기획사의 치밀한 프로그램에 의해 ‘조련’된 나이 어린 가수들에 의해 주도되는 대중가요와 거대자본과 첨단기술의 그래픽으로 무장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주도하는 획일적, 상업적, 기계적 대중문화 대한 거부와 반발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현대와 현대문화가 상실한 따스함과 안정감을 복고를 통해 되찾고자 하고 있다. 대중가요와 영화를 뛰어넘어 패션, 음식, 출판 등 연예, 문화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현재 불고 있는 복고 열풍은 30~40대가 주도하면서 20대와 10대 젊은층과 50대 이상의 중장년이 가담하고 있는 형국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세가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복고(復古 : 과거의 모양, 정치, 사상, 제도, 풍습 따위로 돌아감)가 지닌 장점은 두말할 것이 없다. 긴장된 우리의 삶에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지치고 힘든 현실 속에 휴식과 여유의 틈을 제공해 준다. ‘치유의 효과’도 뛰어나다. 일례로, 일본에서 치매에 걸린 노인들에게 그들이 젊은 시절 즐겨들었던 ‘옛 노래’들을 들려주었더니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필자 역시, 오래전부터 ‘복고’를 휴식과 재충전의 수단으로 즐겨 사용하고 있다. 옛 아날로그 LP를 통한 음악 감상을 늘이고 있다. 내게 유투브는 복고에 있어 마술 상자와 같은 고마운 존재다. 어려서 좋아하던 희미한 기억 속 노래를 순식간에 동영상과 함께 눈앞에 펼쳐 보인다. 흘러간 걸작 영화를 DVD를 통해 다시 보게 되는 즐거움은 양보하기 힘든 휴식과 도락(道樂)이다.

그러나 복고가 가진 함정도 간단하지 않다. 현실회피, 도피적 측면이 강하다. 현재가 괴롭다고 해서 지나치게 과거의 것을 갈구하고 집착하는 것은 위험하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가 요구된다. “옛 것과 새 것을 함께 알아가는 것”이다. 복고는 현실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건설적 미래를 설계한다는 태도 하에서 바람직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필자가 좋아하는 말 중 “The best is yet to come(최고의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란 격언이 있다. 현재가 못마땅하고 과거의 것이 좋아 보이지만, 우리가 누려야 할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고,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대중문화가 안고 있는 왜곡된 상업주의와 획일성, 저급함 등의 문제는 과거로의 회귀로 해결될 수 없다. 우리가 상실한 과거의 아름답고 좋았던 것들을 돌이켜 보면서 미래의 더 나은 것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분투’해야 한다. 문화도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다.

티칭포인트

1. 복고신드롬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 보세요.
2. 현재의 나, 현재의 문화, 현재의 신앙에 대해 나는 만족하고 있나요? 아니면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끼나요?
3. ‘복고현상’과 ‘동안을 좋아하는 문화’를 비교해 보세요. 여기에는 어떤 생각들이 기저에 흐르고 있나요?
4. 문화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미래를 위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문화 활동에는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해 보세요.(예: 건전한 리플달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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