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흐름 바꾼 아프리카, 아직도 ‘미지의 땅’

전선주 기자  sjjun@chtoday.co.kr   |  

KWMA-KRIM 조나단 봉크 박사 초청 세미나

▲조나단 봉크 박사 초청 세미나가 KWMA, KRIM 주최로 18일 서울 사당동 삼광교회(담임 성남용 목사)에서 개최됐다. ⓒ신태진 기자

▲조나단 봉크 박사 초청 세미나가 KWMA, KRIM 주최로 18일 서울 사당동 삼광교회(담임 성남용 목사)에서 개최됐다. ⓒ신태진 기자

서구 기독교의 쇠퇴 이후 세계 선교의 주도권은 활발한 기독교의 부흥이 일어나고 있는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로 이양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선교의 방향은 이들 지역 기독교의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이들 지역 기독교에 대한 관심도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알려져 있는 사실은 많지 않다. 아직도 그 연구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을 찾은 선교학자 조나단 봉크 박사(Jonathan Bonk, 영국 에버딘대학교)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 공동 주최로 개최된 세미나에 발제자로 초청된 봉크 박사는, 세계 기독교 연구에서 공백을 형성하고 있는 제3세계 기독교, 특히 아프리카 기독교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크리스텐덤 이후(Post-Christendom) 세계에서의 크리스텐덤 이전(Pre-Christendom) 교회의 신앙’이라는 그의 발제 주제가 요약하듯, 아프리카 기독교는 서구 기독교적 사고와 관점에서 볼 때 쉽게 이해되지 않는 독특한 성격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서구 기독교의 틀 밖에서 아프리카 기독교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많은 기독교 연구학자들은 아직도 이미 이뤄진 서구 기독교에 대한 연구 결과 안에서 아프리카 기독교를 다루고 있다고 봉크 박사는 지적했다.

이를 ‘가로등 효과(streetlight effect)’에 비유한 봉크 박사는, 어두운 곳에서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서는 어두운 곳으로 가야 하지만 빛이 없으면 찾을 수 없기에 빛이 비추는 곳만 찾아다니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봉크 박사는 아프리카 기독교의 부흥에 대한 연구가 기독교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태진 기자

▲봉크 박사는 아프리카 기독교의 부흥에 대한 연구가 기독교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태진 기자
이에 여전히 ‘미지의 땅(terra incognita)’으로 남아 있는 아프리카지만, 그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기독교는 1세기가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기독교 역사에 기록될 놀라운 부흥을 경험했으며, 지금까지도 이 부흥은 지속되고 있다.

아프리카 기독교 부흥은 서구 식민지에서 벗어난 1970년대에 폭발적으로 일어나 당시 기독교인 수 24만7천여명이 25년만인 1995년 55만2천여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의 기독교 성장은 1970년대를 기점으로 이슬람 성장 속도를 앞질러, 당시 무슬림 인구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던 기독교 인구가 1995년에는 무슬림 인구의 두 배가 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아프리카에 온 선교사가 아직은 더 많지만 아프리카가 해외로 내보낸 선교사 수도 이미 상당하다. 2007년 기준으로 아프리카에 온 선교사 수는 96,000여명이다. 그런가 하면, 아프리카가 대륙 밖으로 파송한 선교사 수는 18,400여명에 이른다. 아프리카 내로 파송한 선교사 수는 아직 집계돼 있지 않다.

한편, 아프리카 기독교는 대개 은사주의(charismatic)나 오순절파(pentecostal)로 알려져 있지만 봉크 박사는 이 역시 반드시 서구 기독교가 이해하고 있는 기존의 의미로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기독교의 다양성은 그 안에 11,500여 개의 교단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볼 수 있으며 특히 대다수를 차지하는 독립교회들(AIC: African Independent Churches)은 하나의 현상으로 간주될 정도로 새로운 기독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봉크 박사에 따르면 AIC는 성령의 인도와 기독교 커뮤니티 운동을 중심 삼는 특징이 있으며,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감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강조, 아프리카 전통과 토착 신앙에 대한 존중을 또다른 특징들로 보이고 있다.

봉크 박사는 자신이 소개한 것 이상으로 아프리카 기독교에 대해 세계 기독교가 알아야 할 것들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부상이 지난 한 세기 동안 아프리카에서 일어났으며, 지금도 그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며 “만약 이러한 역사에 대한 조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것은 우리는 물론 다음 세대 기독교인들에게도 실망스럽고 비극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한번 그는 “밝은 빛으로 비춰져 있는 길에만 머무른다면 아프리카는 언제나 어두운 땅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아프리카 기독교 연구에 새로운 접근을 요청했다.

조나단 봉크 박사는 에티오피아 선교사로서의 사역 경험과 영국 애버딘대학교 종교학 박사의 이론을 겸비한 선교학자로서 현재 미국 OMSC(Overseas Ministries Study Center) 원장과 선교학 저널 IBMR(International Bulletin of Missionary Research)의 편집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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