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교회 중심의 장로교인협의회 발족 논의
PCUSA 내 보수 성향의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중심이 된 장로교인협의회(Fellowship of Presbyterians)가 내년 1월 올랜도에서 정식 발족할 계획이다. 8월 25-26일 미네아폴리스에서 가진 모임에는 당초 예상을 넘어 2천여명이 참석했다. 총회 본부에서도 총회장 및 서기, 디렉터들과 노회, 대회 총무들이 참석했다.
복음적인 신앙 노선에 서 있는 지역교회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장 큰 이유는, 동성애자가 안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기준 완화로 인해서 성서의 권위가 흔들린 데 대한 위기 의식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 설 수 없다는 결단으로 시작된 이번 모임의 주제는 교회의 본질이었다.
켄베일리 목사의 호소와 짐싱글톤 목사의 강의가 전체 모임의 흐름을 주도했다. 켄베일리 목사는 실망과 분노를 은혜와 사랑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했고, 짐싱글톤 목사는 1789년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위기에 직면했던 상황에서 교회의 개혁을 외쳤던 당시 교단 총회장의 편지를 인용해 교회 부흥의 역사적 책임을 다시금 부각시켰다.
리처드 마우 총장(풀러신학교)는 목회와 신학의 의견이 충돌할 때, 크리스천으로서 화합을 이루는 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강의했다.
참가자들은 강의 후 180여개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각자의 생각을 나눴고, 소그룹을 통해 제기된 중요한 질문들은 전체회의에서 논의했다.
장로교인협의회는 정식 출범을 앞두고 ▲노회에 소속해 있으며 개별적으로 협의회에 참여하는 방법(Nurturing Mission) ▲보수와 진보로 노회를 나누어 보수 교회들이 따로 모이는 방법(Presbyteries within Presbyteries) ▲현재 노회 내에 시찰회를 만들어 따로 운영하는 방법(Affiliations and Councils) ▲현재 노회에서 탈퇴하여 협의회로 소속을 옮기는 방법(The New Reformed Body, 교단 탈퇴)등 네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했다.
한인교회 목회자들은 25일 저녁 고태형 총회장의 인도로 모임을 갖고 한인 교회가 앞으로 나갈 방향을 모색했다. 한인교회 목회자들의 과반은 협의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57%)를 밝혔다. 현상을 유지하겠다는 의견은 25%, 교단을 탈퇴하겠다는 의견은 12%, 한미노회에 가입하겠다는 의견은 6%로 나타났다.
한인교회 목회자들은 “전체적인 흐름이 협의회에 가입하고자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앞으로의 길을 모색할 때 신앙 노선에 초점을 맞추고 가야 한다. 재산권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CUSA는 교단 가입과 동시에 교회 모든 재산이 교단의 것이 된다. 이에 한인교회들은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연구해 볼 필요성은 있다는 데 합의했다.
또한 한인교회가 큰 그림을 가지고 나아갈 때 불필요한 감정 대립을 막을 수 있고, 각각 상황이 다른 한인교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과 개교회가 큰 결정을 하기 전 주위 교회들과 미리 상의할 것을 주의점으로 꼽았다.
한인 목회자들은 “백인교회 중심의 운동이기 때문에 한인교회가 설 자리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운동을 이끌어가는 7인 지도자 중에 NCKPC 고태형 회장이, 자문위원회 중에 조문길 목사가 참여하고 있어 한인교회 입장을 충분히 반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들은 한국 교계에 장로교인협의회와 같은 PCUSA 내 복음주의 노선의 교회들의 활동을 적극 알리기로 했다. 한인교회들은 “지난 1백여년간 PCUSA와 좋은 관계를 맺어왔던 멕시코 장로교가 안수 기준이 완화되면서 관계를 단절했다. 한국 교단들에 복음주의 교회들의 움직임을 알려 계속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