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트리오브라이프’-“행복해지는 길은 사랑 뿐”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생명나무’라는 뜻의 영화 ‘트리오브라이프’(Tree of life)는 욥기 38장의 어느 한 구절로 시작한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그 때에 새벽별들이 기뻐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 기뻐 소리를 질렀느니라.”(욥기 38장 4절, 7절)

이 영화는 2011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며 브래드 피트와 숀 펜이라는 유명배우가 출연하며 하버드와 옥스퍼드를 졸업하고 MIT 철학교수로 재직하던 거장 테렌스 맬릭(Terrence Malick)의 작품이다.

상상을 자극하는 강렬한 비주얼과 감정으로 시대를 반영하는 작품을 만들어왔던 맬릭 감독의 이번 영화는 철학과 종교, 우주와 생명의 역사를 아우르는 대서사시와 같다.

중년이 된 건축가 잭(숀 펜)은 늘 같은 꿈을 꾼다. 오랜만에 아버지와 통화를 한 잭은 문득 19살 때 죽은 동생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권위적이고 엄격한 아버지 오브라이언(브래드 피트)과 자애로운 사랑으로 대하는 어머니(제시카 차스테인)을 둔 잭은 아버지와 자꾸 부딪히게 되고 두사람 사이엔 미움과 분노가 자리잡는다.

영화의 도입은 아들의 죽음을 알게 된 오브라이언의 아내가 ‘신이여, 왜인가요?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요? 우리는 당신에게 무엇인가요?’라는 물음을 던지며 본격적인 이야기의 서막을 알린다.

의인 욥이 당한 고난의 원인에 대해 왈가왈부했던 친구들과 달리 욥기 38장에서 하나님은 욥의 고난에 대해 아무것도 논하지 않으신다. 다만 피조물된 욥에게 우주와 자연 현상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들을 던지실 뿐이다.

영화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어머니의 질문에 답하듯, 오브라이언 가족의 절망을 목격한 그 순간 관객들을 우주 한복판으로 공간이동시킨다.

우주의 빅뱅, 선사시대의 정글, 종의 분열과 미생물의 역사, 화산의 분출,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의 이야기 등... 우주와 지구를 아우르는 광대한 자연현상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생명의 역사’가 약 15분간 스크린을 지배한다.

마치 창세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이 영상들은 인간이 갖고 있는 온갖 고난의 문제들을 떠나 우주 만물의 주권자이신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게 한다.

우주와 생명의 역사를 이미지 언어로 풀어놓았던 감독은 다시 하나의 작은 우주인 오브라이언 가족의 이야기로 눈을 돌린다.

권위적인 아버지와 맏아들 잭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 속에서 만나게 되는 필연적인 오해와 아픔, 화해, 사랑을 이야기한다. “행복해지는 길은 사랑 뿐” 어머니의 당부에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생명나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드러난다.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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